경주 산책 - 진평왕릉
Автор: 소소한 여행
Загружено: 5 июн. 2021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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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평왕릉, 언제나 소풍 길
《경주 산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진평왕릉입니다. 진평왕은 선덕여왕의 아버지입니다. 선덕여왕은 알아도 진평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진평왕은 신라에서 박혁거세 다음으로 54년이나 오래 재위했던 왕입니다. 조선 시대 영조보다도 1년 정도 더 깁니다. 선덕여왕이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아버지 진평왕의 치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라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었습니다. 진흥왕 때의 ‘황룡사 장육존상(長六尊像)’, 선덕여왕 때의 ‘황룡사 9층목탑’, 그리고 진평왕 때의 ‘천사옥대(天賜玉帶)’입니다. 《삼국유사》《삼국사기》에 잘 나와 있습니다. ‘천사옥대’는 말 그대로 진평왕에게 ‘하늘이 하사한 옥으로 만든 허리띠’입니다. 길이가 10아름이었다고 합니다. 아름이란 두 팔로 안은 길이를 말합니다. 10아름의 긴 옥대는 아무나 두를 수 없습니다. 진평왕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진평왕은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었습니다. 《삼국유사》에 키가 11척이나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 키 큰 사람을 ‘팔척장신(八尺長身)’이라고 했습니다. 8척이면 242cm 정도입니다. 고구려 고국천왕이 9척, 백제 무령왕은 8척이었습니다. 진평왕은 우리나라 최고의 키다리 왕입니다. 기골이 장대한 만큼 힘도 남달랐습니다. 내제석궁(內帝釋宮)의 돌로 만든 사다리를 밟았더니 돌사다리가 부서졌다고 합니다.
제가 진평왕릉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역사적이고 신이적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진평왕릉은 언제나 소풍 길같이 아늑하고 편안합니다. 어릴 적 봄 소풍, 가을 소풍처럼 말입니다. 신라의 다른 왕릉과 달리 진평왕릉은 낭산 자락의 너른 평지에 자리합니다. 거기에 딸인 선덕여왕릉을 바라보는 위치여서 더 정감이 갑니다. 보문 뜰의 논 가운데 높지도 낮지도 않은 진평왕릉은 봄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묘한 느낌을 줍니다.
봄이면 왕릉을 둘러싼 크고 작은 나무에 연둣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여름의 짙은 녹음을 거쳐 가을에 이르러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넓은 보문 뜰의 벼 이삭이 노랗게 물들 때면 뭐라 표현하기 힘든 풍경을 보여줍니다. 찬 바람과 눈 내리는 겨울에 조용히 잠자다 봄이 되면 또다시 기지개를 켭니다. 이런 일상을 1,500년 가까이 반복해왔습니다.
진평왕릉은 주민과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입니다. 날 좋은 날 텐트나 돗자리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진평왕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오랜 세월의 나무들입니다. 몇백 년을 진평왕과 이야기 나눴을 법한 아름드리나무들이 입구에서부터 맞아줍니다. 나무 아래 놓인 작은 벤치는 포토존이 되었습니다. 주말이면 빈자리 차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가던 날은 평일이어서 경주의 명물인 교리 김밥을 풀어놓고 오래도록 주위 풍광을 즐기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진평왕릉에 가면 누구나 동심이 됩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눈 내리는 날의 진평왕릉이 기다려집니다.
#경주산책 #경주명소 #누정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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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49th Street Galleria - Chris Zabris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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