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룸 뉴스] 정 경의 아티스트 시선 제28장
Автор: 바리톤 정 경 [Claudio Jung Official]
Загружено: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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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삼켜왔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아티스트이자 예술경영학 정 경 박사(Ph.D)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만나봅니다.
“예술의 길을 묻다. 아티스트 시선”
제28장
지난 2011년 1월, 예술계에 날아든 충격적인 비보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최고은 씨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난 사건으로, 영세 예술인의 현실을 보여주는 실로 비극이 아닐 수 없었죠. 당시 32세였던 최 작가를 처음 발견한 이웃 주민은 그녀의 집 현관에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집 문을 두들겨 주세요]라는 내용의 쪽지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부랴부랴 음식을 싸왔지만 이미 작가는 숨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는 물론 당시 외신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정책위원장은 '예술인들이 산재 위험성이 높으며, 장시간 노동의 만연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감정노동, 야간노동, 마감노동 등으로 작업 스트레스가 높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의 범위에도 포함되지 못해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최고은 작가 사후 부랴부랴 제정되어 2012년 11월부터 시행된 예술인복지법 제2조에 따르면, ‘예술인이란 예술 활동을 업(業)으로 하여 국가를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데 공헌하는 사람으로서 문화예술 분야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창작, 실연(實演), 기술지원 등의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규정됩니다.
분명 예술인들에게 필요한 제도이자 복지이고 '제 2의 최고은 작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자'라는 안전장치입니다만, 악용할 소지 역시 다분한 까닭에 개인 취미 활동과 전업으로 예술을 직업으로 삼는 예술인 사이의 분명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현재 시행중인 예술활동증명 서류만으로는 예술인으로 둔갑한 예술동호인들에게 소모되는 자원 낭비를 원천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예술생산자인 직업 예술인, 그리고 예술소비자인 예술 애호가의 차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해가 담긴 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티스트 시선, 정 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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