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8년 실제 육성 복원 김정구 - 「총각 진정서」 | 상상공작소 Time Machine Series

🎵김정구(金貞九) - 「총각 진정서」 (1938)

한국보다 북한에서 더 유명한 노래 「총각 진정서」라는 곡을 아시나요?

1938년 김정구 선생의 노래로 작곡가 박시춘 선생이 곡을 쓰고, 작사가 조명암이 가사를 붙인 노래였습니다. 제목 그대로 ‘총각이 세상에 진정서를 올린다’는 설정으로,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의 서글픈 감정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곡이지요. 하지만 단순한 해학에 그치지 않고, 당시 청춘들의 불안한 현실과 낭만적인 이상을 절묘하게 녹여내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김정구 선생의 구성진 목소리와 민요적 리듬이 결합되어 이 노래는 대중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고, 거리의 축음기와 다방, 유성기 음반을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가수 김정구 선생은 1916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습니다. 청년 시절 일본식 교육을 받으며 유행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30년대 후반 일본 콜롬비아레코드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가요계에 데뷔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서정적이면서도 힘이 있었고, 당시 대중이 좋아하던 민요풍의 가락을 잘 살리는 가수로 알려졌지요. 김정구는 1938년 발표한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됩니다.

이 노래의 작사가 조명암은 원래 극작가이자 언론인으로, 1930년대 조선 유행가의 중심에 있던 인물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는 감각적이고 현실감 있는 언어로 사랑, 사회, 인생을 노래하는 데 탁월했고, 수많은 인기곡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정치적 격변 속에서 1948년 월북하게 됩니다. 그의 월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남북이 분단되던 시기의 문화예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지요. 남한에서는 그가 쓴 노래들이 점차 금지되거나 묻히기 시작했지만, 북한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는데요.

조명암은 북에 간 뒤 문화선전성 산하의 예술단체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혁명적 예술인’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는 전쟁 시기에도 시와 노래를 통해 체제를 찬양하는 작품을 썼고, 해방 이전 그가 남한에서 만든 대중가요들이 북한에서 다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총각 진정서」 또한 그가 작사했다는 이유로 북에서 그의 대표 초기작 가운데 하나로 재조명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며 “해방 전 조명암의 가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회자되었습니다. 남한에서 점점 잊혀져 가던 그 노래가 북쪽에서는 ‘민족적 정서가 살아 있는 대중가요’로 평가받게 되는 다소 아이러니한 일이 생긴 것이지요.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 「총각 진정서」는 김정구 선생의 절창과 조명암의 시적 감성이 만나 만들어진 작품이었고, 두 예술가의 엇갈린 운명 속에서 남과 북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김정구 선생은 해방 이후에도 남한에 남아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국민가수로 불리며 1998년 소천할 때까지 활동을 이어나갔으며, 조명암은 북에서 문화계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한 곡의 노래가 두 사람의 인생을 이어 주었지만, 역사는 그 노래를 두 갈래로 나누었습니다. 남한에서는 김정구의 서정과 향수를 기억했고, 북한에서는 조명암의 이름과 함께 ‘해방 전 민족음악의 뿌리’로 평가했습니다. 「총각 진정서」는 그렇게 분단의 시대를 관통한 한 편의 노래로 남았습니다.

🎶 Produced by 상상공작소

“1930년대 조선의 청춘 감성과 서정이 담긴 김정구의 〈총각 진정서〉.
소실된 근대가요의 흔적을 복원하고, 한국 대중음악사의 뿌리를 다시 기록합니다.”

이 영상과 음악은 유튜브에서 감상하시는 용도 외에 복제 및 편집, 무단사용은 불가합니다.
This video and music cannot be reproduced, edited, or used without permission except for the purpose of watching on YouTube.


#김정구 #총각진정서 #조명암 #박시춘 #한국근대가요 #근대대중음악 #한국대중음악사 #한국음악사 #일제강점기음악 #1930년대가요 #유행가 #고전가요 #음악아카이브 #음악복원 #음악유산 #대중음악아카이브 #근대음악복원 #레코드복원 #SP음반 #레트로사운드 #빈티지레코드 #한국음악유산 #문화유산음악 #음악기록보존 #KMusicArchive #KoreanMusicHistory #OldKoreanSong #VintageKMusic #KoreanArchive #KoreanClassicMusic #HistoricalRecording #MusicPreservation #CulturalHeritageMusic #LostMelody #RemasteredSound #SoundRestoration #KMusicHeritage #VintageKorea #HistoricalKp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