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K 콘텐츠의 미래

CJ ENM 실적 보고서 너머의 진짜 이야기: 우리가 놓치고 있는 4가지 놀라운 사실
서론: 실망스러운 헤드라인, 그 속에 숨겨진 성장 스토리
CJ ENM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기생충 같은 영화,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거대한 콘텐츠 제작사를 떠올릴 겁니다. 최근에는 TV 광고 시장이 부진하다는 소식과 함께 실적에 대한 우려 섞인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하지만 회계장부의 숫자 뒤에는 훨씬 더 흥미로운 '성장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한 실적 보고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CJ ENM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놀라운 네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려 합니다.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곳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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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두가 영화와 드라마에 주목할 때, 조용히 '4배' 성장한 사업부
CJ ENM의 영화와 드라마 사업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음악 사업부는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803억 원이었던 음악 사업 매출은 2024년 7,021억 원으로 약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동력은 바로 'IP 직접 개발' 전략입니다. CJ ENM은 '보이즈 플래닛', '걸스플래닛'과 같은 자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합니다. 최근 큰 성공을 거둔 그룹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이 이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며, 그 뒤를 이어 보이즈II플래닛을 통해 결성된 8인조 보이그룹 **'알파드라이브원(ALD1)'**이 내년 초 데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IP 공장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음반을 많이 팔았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외부 아티스트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강력한 IP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이는 변동성이 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훨씬 더 안정적이고 강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2. "적과의 동침?" TVING의 역발상 생존 전략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터입니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토종 OTT 플랫폼 TVING은 매우 흥미로운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먼저, 다양한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빠르게 구독자 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배민클럽'과 연계하거나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에 포함되는 등, 이용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더 나아가, AppleTV+와 공동으로 'KPopped'를 제작하는 등 세계적인 플레이어와 손을 잡으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지점은 경쟁사와의 협력입니다. TVING은 경쟁 플랫폼인 '웨이브(Wavve)'와 손을 잡고, 각자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를 합쳐 **'통합 광고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이는 개별적으로 광고를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광고주를 유치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노린 매우 영리한 전략입니다.
티빙은 다양한 사업자와 협업을 확대하며 구독자 수 증가와 콘텐츠 라이브러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3. 'K-콘텐츠'를 넘어 'K-플랫폼'으로: 영리한 글로벌 진출법
CJ ENM의 해외 진출 방식은 단순히 콘텐츠를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플랫폼' 자체를 해외로 확장하는 고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TVING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홍콩,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 17개 지역의 HBO Max 내에 '티빙 브랜드관' 형태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들여 직접 플랫폼을 론칭하는 대신, 이미 시장을 장악한 파트너의 인프라를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영리한 방법입니다.
음악 사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서는 현지 광고 대행사 하쿠호도와 합작법인 '챕터아이(Chapter-I)'를 설립하고, 첫 협업 프로젝트로 **'언프리티 랩스타: 힙팝 프린세스'**를 방영하며 현지화된 아티스트를 직접 육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이즈 플래닛'의 중국 연습생을 대상으로 한 스핀오프 프로그램 '플래닛C: 홈 레이스'를 방영하며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는 K-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현지에서 직접 K-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4. 빛과 그림자: 주력 사업의 부진과 새로운 성장 동력의 부상
CJ ENM의 현재를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업 부문별 실적의 극명한 차이입니다. 2025년 3분기 실적 전망을 보면, 회사의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미디어플랫폼(TV 채널 등)은 TV 광고 시장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업부들의 약진이 눈부십니다.
• 미디어플랫폼: -33억 원 (전년 동기 108억 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
• 영화드라마: 83억 원 (전년 동기 -60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
• 음악: 49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08.0%, 폭발적 성장 지속)
• 커머스: 115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5.4%, 안정적 성장)
이 데이터는 CJ ENM이 현재 '과도기'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TV 광고 수익이 흔들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영화드라마 사업의 극적인 턴어라운드와 함께 음악과 커머스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확실한 성장 동력을 찾아내며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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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변화의 파도에 올라탄 엔터테인먼트 거인
CJ ENM의 현재 상황을 '단순한 실적 부진'으로 요약하기에는 너무 섣부릅니다. 오히려 '미래를 위한 전략적 전환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전통적인 미디어 사업의 위기를 강력한 자체 음악 IP 확보와 영리한 플랫폼 확장 전략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성공이 검증된 '플래닛' 시리즈 같은 IP 제작 시스템을 일본과 중국에 직접 이식하려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을 넘어, IP 창출 시스템 자체를 글로벌로 확장해 현지 팬덤과 플랫폼을 동시에 구축하려는 고도화된 전략입니다.
시청자로서 우리는 최종 완성된 콘텐츠를 즐기지만, CJ ENM의 미래는 어쩌면 우리가 살펴본 이러한 비즈니스 전략에 더 크게 좌우될지 모릅니다. 과연 이 전략적 전환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글로벌 플랫폼 강자로 바꾸기에 충분할까요?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