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나이드는 요기즈] 아무나 요가 강사 하지 마라 #10 | 초보요가강사 | 동기부여
Автор: 아.나.요 두쉐어
Загружено: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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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요가강사 #아나요두쉐어
아무나 요가강사 하지 마라 #10
버리는 경험은 없어요
제발 이 시간들이 헛되지 않게 해주세요.
발을 동동동,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
높은 빌딩들 사이를 가르는 살을 에는 바람이 온몸을 파고들때.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기도했어요.
새벽 6시, 거리가 먼 곳의 의사 선생님의 개인레슨을 위해 전 3시 반 정도에 일어나 채비를 하고 4.15분 첫차를 시작으로 첫차 뜀뛰기 두번을 해야 약속된 수업 15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오래전 큰 사고가 있은 후, 운전대에 아직까지 앉지 못하는 관계로 전 늘 뚜벅이)
모든게 잠든 것 같이 고요하고 깜깜한 겨울 새벽.
누가 이렇게 일찍부터 움직이겠나 싶었지만, 첫차는 늘 만석이었어요.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 큰 회사 빌딩들 청소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버스에 올라타면, 모두가 주목하셨죠.
궁굼함이 가득 묻은 눈길들로.
두달 정도 지나다 보니, 늘 같은 분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마치 출석체크 하듯 눈인사가 시시작되었어요.
유난히 그 이른 새벽이 고단하던 날,
버스에 올라서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이리와, 여기앉아. 내가 자리 데워 놓았어’
하고 앉으셨던 자리에서 물러나 주시는 거에요.
네? 하고 가서 앉은 자리는 버스 기다리며 얼어 붙은 몸에 온기를 쑤욱 넣어 주었어요.
코끝이 찡하게 감사했죠.
아주머니가 내리시면서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사네’ 하시는데 또 한번 울컥.
그렇게 아주머님들은 번갈아 떡도 손에 쥐어 주시고, 뜨거운 캔커피도 쥐어 주시며 그 추운 첫차를 따뜻한 온돌방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별말도 없이. 그냥 무언으로. 눈빛으로 끄덕여 주는 그 온정.
개인레슨 시간이 바뀌면서 마지막으로 첫차 타던 날, 사탕 하나씩 드리며 인사하니. 해주신 말씀들.
아가씨 웃는 미소에 우리도 좋았어.
아유 새벽에 젊은 사람 보니 기 받고 얼마나 좋았는데 아쉽네.
요가 선생님이라 그런지 곱네 고와.
열심히 살면 다 돌아오게 되있어. 기운내.
아유 시간 바뀌어 다행이네. 잠 좀 더 자고 다녀.
기도한 대로 헛된 시간이 아니었죠.
세월이 담긴 뭉툭하고 투박한 성실함.
삶의 무게를 지고 계시지만 그 안에서 여전히 나누시는 정을 보여주시는 태도.
고되어도 거칠어도 그저 하루를 시작하는 묵묵한 힘.
수많은 양관식을 전 그때 보았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웠죠.
오래 전, 호텔 선배님이 이런말을 해준 적이 있어요.
‘ 유정아, 아무리 못되고 싫은 상사여도 배울 점 한가지는 꼭 있다.
그걸 찾는 것은 네 능력이야. 절대 버리는 경험은 없어.’
맞아요. 여러분, 정말 버리는 경험은 없어요.
요가 강사를 하면서 너무 생뚱 맞은 제 호텔 경력이 속상했었는데, 그 경력 덕분에 저는 호텔의 총지배인이나 VIP들 개인레슨을 맡게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호텔에서 트레이닝 매뉴얼 작업을 하던 일들이, 지도자 과정 교재를 만드는 초안이 되었구요.
오래 전에 공부한 TESOL 덕분에, 요가 수업이나 지도자 과정 티칭의 큰 틀과 기법들을 활용할 수 있었어요.
산전 산후 우울증을 정말 심각하게 겪어 본 덕분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엄마라는 이름표가 얼마나 어색하고 버겁고 혼란스러운 것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연민의 마음이 진심으로 자라났어요.
출산과 양육과 일로 몸이 여기저기 비뚤어진 덕분에, 몸을 더 깊게 공부하게 되었고 집나간 코어를 찾는 방법도 더 섬세하게 배우게 되었죠.
직장인들의 고됨을, 워킹맘의 서러움을 알기에 매트 위의 그들을 더 아끼게 되었고,
젊은 때의 소용돌이와 치솟음, 엄마이기에 겪는 혼돈을 알기에 매트 위의 그들에게 더 힘을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5살 어린 딸, 수업 전 어린이집을 보내느라 너무 바쁜 아침,
빨리빨리 해야지 나도 모르게 재촉하며 잔뜩 찡그린 얼굴에
그 동그라고 맑은 눈이 절 보며 말했어요.
엄마 빨리 빨리 말고 부지런히 하자 라고 말해야지.
긍정적으로 말하라 했잖아.
아. 정신이 버쩍 들던 그 날 아침을 잊을수 가 없어요.
오늘도, 혹시 아이랑 씨름하신 엄마 요가 강사님들 계신가요?
몰아쳐 놓고 뒤돌아 서서 자책하고 있으신가요?
괜찮아요. 그 시간도 다 배움이더라구요.
아이가 크는 만큼 나도 자라면 됩니다.
이제 십대인 제 딸은 제 단짝 친구에요.
여러분.
지금 있는 그 자리가, 춥고 막막하고 혼란스러워도 믿으세요.
이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을거야 하고.
그리고 행동하세요. 헛되지 않게 만들도록.
눈을 좀더 크게 뜨고. 마음을 열고.
제가 같이 기도할게요.
여러분의 애씀이, 고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버리는 경험이 아니라 쓰이는 성장이 되도록 찾아가실 수 있기를.
다음 이야기는
Show off 하지말고
Show Up 하세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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