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 TV문학관] 카스테라 | KBS 20070302 방송
Автор: 옛날티비 : KBS Archive
Загружено: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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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티비#TV문학관#카스테라
🎬HD TV문학관 : 카스테라 🎬
방송일: 2007년 03월 02일
연출자: 김용수
출연자: 강성민, 박용수, 이두일, 한나연 조희봉, 이동규, 정진, 문혁, 손영순, 김민재, 맹봉학, 이종구, 송승훈, 현숙희, 이무생, 정규수, 홍승모, 정인기, 한복희, 허충호, 반혜라, 정지순, 서보익, 박정아, 이석은, 신현지, 오창훈, 박장군,
극본: 고은선
원작: 박민규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고3임에도 불구하고 난 여러 일터를 전전했다. 아니 전전해야만 했다. 오후엔 주유소에서, 또 밤에는 편의점에서. 그러다 코치형의 소개로 푸시맨까지 겸하게 된다.
푸시맨이 좋은 점은 전철을 공짜로 탄다는 것, 팔 힘이 세진다는 것, 게다가 다른 알바에 전혀 지장을 안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공사 소속이니 지불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가 죽을 동 살 동 모르게 직업전선에 열심일 즈음 나라는 흥청망청 끝간 데 없는 빚잔치를 벌이고, 어머닌 병원에 입원해 계셨고, 아버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항사 바쁘셨다.
그것은 우연한 만남이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후배 녀석과 함께 푸시맨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전철을 타고 가던 중 그녀가 다가왔다. 그녀는 말을 못하는 모양이었고, 자신의 사연이 담긴 종이와 액세서리를 승객들의 무릎에 놓고 있었다.
액세서리 대신 준 만원을 가지고 그녀는 전철에서 내렸고, 그 순간, 나도 그녀를 따라 내리고 말았다. 하지만, 말을 못하는 줄만 알았던 그녀는 플랫폼에서 중국인 친구들과 신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사기다. 그렇지만 밉지가 않다.
나는 중국인이고, 불법체류자다.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왔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달팽이관처럼 생긴 고시원에서 사는 나는 말 못하는 사람인양 전철에서 구걸을 하고, 낮에는 국밥집에서 배달 일을 한다. 물론 말 못하는 배달원이다.
위장결혼을 해준 한국인 남자에 쫓겨, 그나마 돈 버는 일도 요즘엔 힘들어졌다. 고향 중국엔 보고 싶은 가족들이 있다. 전화를 하지만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불법체류자로 쫓기지 않던 작년엔, 보험사에 찾아가 보험을 들었다. 내가 죽으면 내 가족에게 보상금이 돌아간다고 한다.
난 보험회사 직원이다. 같이 입사했던 동기는 벌써 부장이 되었다. 사무실에서 너구리 게임에 열중인 내가 그에겐 너무나 한심해 보일 것이다. 얼마 전엔 회사로 직접 찾아온 중국인 여자에게 보험을 들어 준 걸 빌미로 한바탕 훈계를 해댄다.
사무실엔 한 무리의 인턴들이 돌아다닌다. 인턴들에게 조차도 난 피해야하는 삶의 패배자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들 모두도, 그리고 먼저 부장이 된 동기도,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엔 스테이지 23에서 만난다는 것을. 발버둥 쳐 봐야 어쩔 수 없다. 우린 정해져 있다. 날 때부터.
나는 록그룹 [Sam’s Son]의 날리는 싱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 보험회사의 인턴사원이다. 벌써 사개월째다. 내가 생각해도 존경스럽다. 잘도 이따위 일을 사개월째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턴은 모두 여덟 명. 즉 일곱 명의 경쟁자가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사실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곳의 부장은 항상 느끼한 시선으로 날 쳐다보곤 한다. 지난 번 회의 때는 테이블 밑에서 내 허벅지를 한참을 더듬었다. 누군가에게 이런 내색을 할 수도 없다. 사무실엔 경쟁상대인 인턴들과 한심하게도 너구리게임에만 열중인 선배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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