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에 서서 Standing at the Kiosk_Feel So Good

[MUSIC] 키오스크 앞에 서서 / Standing at the Kiosk

키오스크 앞에 서면, 화면은 “편리”라는 이름으로 먼저 말을 걸어오는데
사람은 그 앞에서 갑자기 작아진다.
뒤에서 들리는 기침 한 번, 발끝에 붙는 시선 한 줄이
“빨리”라는 규칙이 되어 손을 떨리게 한다.
모르면 느린 사람이 되고, 느리면 미안한 사람이 되는 곳.
도움은 구석에 숨고, 부끄러움만 한가운데 크게 떠오르는 그 벽을,
오늘도 조용히 넘으려는 마음을 담았다.

n front of a kiosk, “convenience” speaks first—and you suddenly feel smaller. The bright screen washes your face away, choices multiply, and your mind narrows. A cough behind you, a glance on your back becomes an unspoken rule: hurry. Not knowing makes you slow; being slow makes you sorry. Help is hidden in a corner, while embarrassment sits in the center of the screen. This song captures the quiet effort of trying to climb that wall again, without losing your humanity.

[Lyrics]
환영합니다.
목소리는 스피커에 매달려 있고
사람은 계산대 뒤로 숨어 있네

가게 한복판, 키오스크
너무 밝아 얼굴이 지워져
“선택하세요”
그 말이 친절한 명령처럼 내려앉아

매장 / 포장, 두 칸 사이에서
나는 주문이 아니라 절차가 되고
서툼은 내 성격처럼 기록돼
취소 버튼만 자꾸 손에 익어

뒤에서 누군가 기침을 하면
내 손이 먼저 떨려
모르면 느린 사람
느리면 미안한 사람
그 규칙이 이곳에 붙어 있어

키오스크는 반짝이고, 나는 작아져
“다시 시도”를 누르며 더 작아져
도움은 비상구처럼 구석에 숨겨 두고
부끄러움만 화면 한가운데 크게 띄워

편리라는 말은 늘 맞는 말인데
맞는 말이 사람을 살리진 않더라
나는 오늘도
내 인간다움을 조용히 접어 넣어

화면은 내 하루를 묻지 않아
지금 급한지, 낯선지, 괜찮은지
대신 늘 같은 질문만 늘려
추가 / 변경
마음이 아니라 금액만 커져

내 대답은 숫자로 변해 흘러가고
키오스크엔 내 뒤가 비쳐
타인의 시선이 거울이 되어
내 등을 재촉해

“직원 호출”
그 글씨는 왜 그렇게 작을까
누르기만 하면
큰 죄를 자백하는 기분이 드는 걸까

예전엔 “천천히 하세요”가 있었지
지금은 “처음부터”만 남았지
기계는 절대 미안해 하지 않으니
미안해지는 건 늘 사람 쪽이야

키오스크는 더 밝아지고, 사람은 더 옅어져
손은 더 빨라지고, 마음은 더 겁을 배워
도시는 편리해졌다고 말하지만
그 편리의 연습 시간은 늘 우리 몫

비상구 같은 “직원 호출”을 누르며
나는 또 한 번 배워
여기서 사람은
항상 옵션이라는 걸

결제 완료.
그리고 오늘의 나도… 처리 완료.

[Credits]
Artist: Feel So Good
Lyrics & Music created by Feel So Good
(하루의 지문 · Fingerprint of the Day)

© 2025 Feel So Goo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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