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못 찾는 우크라 전쟁…북한 파병 장기화하나 [월드 이슈] / KBS 2025.11.11.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지난 8월 마주 앉은 지도 벌써 석 달이 다 돼 가는데요.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교전 지역에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전투만 격화하고 있습니다.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 모시고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현재 전쟁 상황부터 설명해 주실까요?

[답변]

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주요 격전지는 기온이 영상 2도에서 10도 사이 분포를 보이면서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 덕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병력과 장비를 정상 운영하고 있고, 작전도 일정한 흐름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은 약 11만 5천 제곱킬로미터 면적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제하고 있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점령 지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보급로와 병력집결지 등을 기습 공격하며 전장 주도권 회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3년 전 겨울에 시작된 전쟁인데, 이제 곧 4번째 겨울이 오겠군요.

양측의 군사작전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은 겨울을 앞두고 키이우 같은 주요 도시의 전력 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를 정밀 공격하는 '추위의 무기화' 작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또한 러시아의 정유 공장과 가스 처리시설, 변전소, 저장 탱크, 교통 인프라 공격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고요.

일부 지역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료 배급제가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추위를 무기 삼아 사회 내부의 불안과 갈등을 자극해 상대의 전쟁 의지를 약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촉구와 경고를 반복해 왔는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네요?

[답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있었던 알래스카 정상회담까지만 해도 밀월 관계를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러시아가 주장하는 종전 조건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상당 부분 수용하고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 분쟁을 종식하고 성공의 여세를 몰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빠르게 마무리 지어 노벨평화상 수상자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영토 문제와 안전보장 조치 등의 종전 해법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사실상 한계에 직면한 모습입니다.

미국은 유화책 대신 핵 강압과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경주에서 국방부에 핵실험 재개를 지시했고요.

미국 상무부는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에 착수했습니다.

미러 관계가 열정에서 냉정으로 급변한 모습입니다.

[앵커]

국가정보원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이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라고 밝혔잖아요,

추가 파병된 북한군은 뭘 하게 되는 걸까요?

[답변]

북한 러시아는 지난 6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의 북한 방북을 계기로 북한 전투공병 천 명과 군사 건설 인력 5천 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전투공병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뢰 제거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군사건설 인력은 교통 및 주거시설 건설 등 재건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또한 북한 내부적으로 제11군단 예하 특수작전부대를 중심으로 후속 파병에 대비한 파병 전 교육훈련 동향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개입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매우 공고하게 심화·발전하고 있습니다.

10월 초에 노광철 북한 국방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했고, 지난주에는 빅토르 고레미킨 총정치국장이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국방 최고위급 교류를 통해 러시아는 북한과 함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북한은 파병의 반대급부를 극대화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데요,

앞으로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도부의 입장 등을 고려할 때 당장 평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에 앞서 자국의 핵 능력을 강조하며 '긴장 고조를 통한 긴장 완화' 전략을 채택한 선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핵실험 재개 카드로 상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뒤 대화의 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미·러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의 종전 조건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무시하는 전략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완전한 영토 회복과 종전 이후 유럽 평화유지군 상주 배치를 요구하며 결정적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박혜민/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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