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월요일 오전마다 퇴직서 양식을 검색 중인 너를 위한 리스트

그날을 좋은 말로 해석하자면, 한 주의 시작이에요.
그날의 저는 지하철에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 밖을 나섰어요

그날의 출근길의 하늘은 잿빛색으로 반갑지 않았고
지하철역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얼굴과 걸음걸이엔 힘듬이 항상 묻어있어요

최근들어 나의 귀와 친해진 음악에 도움을 받아보고자
서둘러 이어폰을 꽂은 저였지만, 의도 하지않은 힘듬과
몰려오는 그날의 우울함을 감추기엔 항상 역부족인 것 같아요

사람이 많을까 걱정돼,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길에 올랐는데도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열차 간격이 길었던 이유였는지
무표정에 사람들로 가득 차있는 열차가 그날에도 역 안으로 들어와요

힘겹게 올라탄 열차 안속, 유리창에 비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 안에서 제발 꺼내달라는 소리 없는 비명을 마음속으로 지르며
처량한 나의 모습이 보기 싫어, 두 눈을 질끔 감아 보기도 해요

멈추지 않는 열차는 결국엔 저를, 또 다른 집단이 모여있는 곳에 데려다주곤
힘듬이 묻어있는 무표정에 사람들을 데리고, 우울함을 전파하러 떠나요.
분명 이 날은 누군가 만들어놓은 전파력이 강한 우울함의 바이러스가 있어요

맞아요. 그날은 월요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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