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코인! "노드 돌리고 채굴 버튼 누르며 기다린 4년… 파이코인, 진짜 올까?“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그땐 나도 그냥 웃고 넘겼다. “이게 뭔 소리야? 인터넷에서 채굴을 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때는 코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주식도 간신히 하는 판에, 근거도 확실하지 않고 실체도 불분명한 그런 가상 자산이라니…
투자라는 건 어느 정도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결국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비트코인은 날아올랐다. 내 손에 들어오긴커녕 그림자도 밟지 못한 채 말이다.
이더리움이 나왔을 땐 더 상황이 안 좋았다.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 나가 있었고, 현지 적응하랴, 일하랴, 밤낮없이 바쁘게 굴러다녔다.
언어도 낯설고 음식도 맞지 않고, 체력도 떨어지고 있었는데, 몸이 결국 신호를 보냈다.
건강이 망가졌고, 결국 병든 몸을 이끌고 귀국했다.
그 후 몇 년은 그저 병원과 집, 회복과 생계 사이에서 정신없이 흘러갔다.
뉴스는 가끔 접했지만, 코인 같은 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파이코인’이라는 걸 소개받았다.
그땐 막 정신을 차리고 일상으로 복귀하던 참이었고,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시기였다.
“이건 그냥 스마트폰으로 채굴만 하면 된대.”
간단했다. 리스크도 없었고, 백서의 비전이 꽤 괜찮았다.
‘모바일 채굴로 누구나 접근 가능한 탈중앙화 경제 생태계 구축’
이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 나도 뭔가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매일같이 채굴 버튼을 누르고, 알림이 오면 확인하고, 초대한 사람 없냐고 물어보고,
노드도 설치했다. 컴퓨터를 24시간 켜두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메인 PC로 돌리다가 성능이 부족해서 자꾸 다운되고, 버벅이고, 포트 오류에 스트레스 받고…
결국 지난주엔 노드 전용 컴퓨터로 아예 바꿨다.
이젠 조금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긴 하다.
채굴량은 ‘중간참치’ 정도.
많은 건 아니지만, 4년간 꾸준히 했다는 자부심은 있다.
그런데 KYC는 아직도 안 됐다.

처음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니, 어느새 몇 년이 지났다.
이젠 그냥 언젠가 되겠지, 하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FOMO(기회를 놓칠까 봐 오는 불안감)에 못 이겨서, 거래소에서 파이코인을 사보기도 했다.
근데… 가격은 시름시름 앓기만 하고, 손해율은 지금까지 해온 어떤 투자보다도 높았다.
역대급 손해율.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건 언젠가 KYC되고, 메인넷 마이그레이션 되면 온체인 락업 물량으로 활용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요즘은 현실에 충실하려고 한다.
몸이 회복된 만큼 다시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시간 나는 대로 노드 점검하고, 커뮤니티 정보도 찾아보고,
채굴률 떨어지지 않게 최대한 신경 쓰고 있다.
가끔 주변에서 들리는 소식에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파이코인으로 현금 천만 원 이상을 벌어들였단다.
아직 온체인도 아닌데 말이다.
장외에서 파이코인 팔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수익을 실현한 사람을 보면, 솔직히 말해 배가 좀 아프다.
“같은 코인을 채굴했는데 왜 나는 그냥 존버고, 저 사람은 돈을 벌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사람은 뭔가 수완이 있는 거겠지.
나는 그냥 묵묵히 버티는 스타일이니까.
그래서 그냥 내 페이스대로 가는 거다.
오늘도 채굴률은 0.49 Pi/h.
하루 10개, 한 달 300개.
예전보다 줄어든 게 확실히 체감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거다.
이대로만 유지됐으면 좋겠는데…
5월 2일이면 또 채굴률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들려온다.
그때가 되면 또 시스템이 바뀌거나, 반감기가 올 수도 있겠지.
그래도 그때까지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젠 세 번째로 찾아온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다 놓쳤지만…
이번엔 정말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서, 노드까지 운영하는 거다.
그래, 내 딸아, 아들아.
아빤 진짜 최선을 다했어. ^^

하루하루 성실히 채굴하고, 묵묵히 노드 돌리며,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아보려고 했단다.
결과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후회는 안 하게 살아보려는 거야.
언젠가 파이코인이 진짜 세상에 나아가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채굴 버튼을 누른다. X파이였습니다.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