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표의 왈왈왈]38회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고득점 학생 유치전

베이징(北京)대학과 칭화(淸華)대학은 중국을 대표하는 양대 명문대학이다.

두 학교는 베이징 서북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학교의 성격이나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베이징대학은 청나라 당시 최초의 국립종합대학 성격을 지닌 경사대학당이 전신이다. 문과가 강세이다. 5. 4운동이나 톈안먼 사태를 비롯해 민주화 시위에는 늘 베이징대학 학생들이 앞장을 섰다. 학생들은 전공과 무관하게 수강과목을 고를 수 있다. 캠퍼스에 고색창연한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반면 칭화대는 미국 유학준비학교가 전신이다. 문과보다는 이과가 뛰어나다. 수업 진행은 빡빡하고 서구식 건물이 많다. 시진핑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칭화대, 리커창 총리는 베이징대를 각각 졸업했다. 문과는 베이징대학, 이과는 칭화대학이 앞서지만 두 대학은 1위 자리를 놓고 해마다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어떤 경쟁을 벌이는가. 중국은 대학마다 자율적으로 학생을 뽑는게 아니다. 1952년 도입한 세계 최대의 시험이라는 대입 수능 시험(가오카오) 성적에 따라 학생을 뽑는다. 올해 6월 치른 수능 시험에는 939만명이 응시했다. 중국의 수능 시험은 영어, 국어, 수학 기본 3과목에다 문과 이과 선택 과목 3개를 포함해 모두 6과목을 치른다.

시험 하나가 평생을 좌우한다. 수능시험 커트라인, 평균 점수가 주요한 잣대다. 특히 31개 성, 자치구, 직할시 문과, 이과 수석 총 61명은 두대학의 집중 공략 대상이다. 이들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가 가장 즁요한 대학 서열 기준이다.그러다보니 장학금 제시를 비롯해 과열 경쟁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도 수석 합격자에게 전용차를 보낸다거나 수능 시험 고득점 학생 집에는 두 학생 관계자들이 동시에 들이닥쳐 학생 하나를 놓고 서로 잡아당기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서로를 돈을 주고 학생을 샀다고 비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국 교육부가 연초 과열 유치 경쟁을 하지말라고 대학들에 권고까지 했으나 도를 넘은 고득점 학생 유치 경쟁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너무나 치열한 수능 시험이 부담스러워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중국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수능 시험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뽑는 현행 대입 제도를 고쳐야만 명문대학의 과열 경쟁을 없앨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음 시간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평생을 보낼 수 있을까. 중국인들의 양생법을 소개합니다)

〈홍인표 전 경향신문 중국전문기자·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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