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리심사다나100수행0115] 정연재마2_ 이번 생에 올 때 어떤 서원을 가지고 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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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전에 불보살님들을 떠올리는 노래를 할 때 저는 어떤 서원을 하고 지구별에 왔을지 떠올려봐요. 지장보살께서는 지옥생들을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오셨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소원을 하고 이 곳에 왔을까요? 저희가 지금 수행길에서 불보살님들을 찾고 부르는 것은 우리가 이곳에 올 때 어떤 서원을 하고 왔는지와 관련이 있어요. 불보살님들은 환희롭고 기쁜 곳에서만 서원을 한 게 아니라 고통의 한 가운데서 서원을 하신게 특징 같아요. 우리도 어려움이나 역경에 있다면 이 어려움이나 역경을 선택한 게 내 서원과 연관이 있을 거예요. 이 비밀을 찾아보는 것이 수행의 열쇠이리라는 상상이 됩니다.

지난주에 완화의료 병동에 봉사를 가서 10년 째 항암치료를 하시고 폐로 암이 전이 되어 호흡기를 끼고 있는 선배 스님을 뵈었어요. 스님께서 맑애진 얼굴로 ‘수행으로 생사해탈이 어느정도 닦였으리라 생각한 수행자인 내가 이리 혼란스러운데 수행을 안 한 분들은 얼마나 그럴까요’ 하며 눈물을 글썽이셨어요. 목숨이 호흡지간에 있는 것을 느끼면서 그간 호기롭게 좌탈입망 해야지, 스콧 니어링처럼 곡기를 끊고 죽음을 맞이해야지, 죽을 때 숲속에 가서 스스로 보시해야지 하며 여러 죽음을 상상한 것이 떠올랐어요. 얼마 전 저는 제 죽음을 알리고 싶지 않고 조용히 가고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 때 제 에고가 작용했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얼마나 많은 조문객이 오냐로 내 삶이 평가받는 느낌이 들어 싫었던 거예요. 내 삶은 내 스스로만 평가하며 마감하고싶다는 에고의 목소리였어요. 그런데 그 마저도 사실 내가 살필 게 아니었어요. 출리심은 그 순간 다 놓는 것이고, 그 순간 다 떠나는 것인데 죽고 난 다음에도 어떨까 하며 염려하고 생각하는 게 살아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었어요.

저는 부정적 편향이라는 나쁜 친구에서도 출리하고 싶어요. 전에는 나의 정견이 아닌 관점으로 나한테 잘해주면 착한 사람이다는 식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 경전의 나쁜 친구라 함은 부정적 편향의 시선, 탐욕,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일어나는 가치판단이 나쁜 친구이지 바깥 대상을 보고 나쁜 친구라고 한게 아니구나하고 느꼈어요. 순수한 의도로 하지 못하는 보시와 지계가 모두 나쁜 친구이고, 보시공덕에서는 어떤 분에게 어떤 공덕이 오는지 알고 보시하면 지혜구나 한거죠. 이게 진짜 나쁜 친구로부터 출리하는 게 아닐까요?

명상할 때는 습관적으로 앉는 이 마음으로부터 의도를 가지는 게 출리같아요. 이 순간, 이 시간은 내 생에 대시 오지 않을것이고 지난 주에 본 여러분과 같은 분들이 아니라 오늘 처음이라는 거예요. 어제 한 사다나를 오늘 또 반복하고 연결하는 게 시공간에 대한 개념, 관념이예요. 누가 불러주며 만들어진 나로 고통받고 아프고 상처받는 것도 나라는 습관이예요. 나라는 습관, 시간이 흐른다는 인식하는 습관에서 앉는 순간 만큼은 시공간을 넘어선 본성의 상태에 잠시라도 머무는 거예요. 태어남이 없는 태어난 적이 없는 마음의 무한하고 광활한 상태에 머무는 것이 개념으로부터 출리하는 거예요. 이게 명상이고 이렇게 출리해서 지혜, 본성으로 가는 거예요.

티벳불교 로종 가르침도 자신의 이익을 탐하지 말고 타인을 이롭게 하며 나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곳에 몰두하도록 가르쳐요. 어떻게 하면 여기 앞에 있는 존재를 진짜 이롭게 할까요? 이게 끊임없이 출리를 사유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오늘도 나로부터, 생각으로, 감정으로부터 출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첸코리아 페이스북에서 ~ 2024.1.15 출리심 사다나 월요 재마스님 법문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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