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Автор: 문화천사
Загружено: 21 июн. 2020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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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신들 얼굴에 뭐 별난 거라도 있었던 줄 아시오?
염치없는 사기꾼 상도 있고
피 보기를 쉬이여기는 백정의 상도 있고
글 읽는 선비의 상도 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소.
허면
그냥 수양은 왕이 될 사람이었단 말이오.
뭐요?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허허
그렇다면 우리의 역모를 아무도 막을 수 없었을 거란 얘기지 않소.
당신들은 그저 높은 파도를 잠시 탔을 뿐이요.
우린 그저 낮게 쓸려가고 있는 중이었소만.
뭐 언젠간 오를 날이 있지 않겠소.
높이 오른 파도가 언젠간 부서지듯이 말이오.
저주하는 것이오?
내 처음으로 당신 얼굴을 이리 보오.
묘한 상이요.
천박한 것 같으면서 고귀하고
헌데 끝이 좋지 않구려.
당신 목이 잘릴 팔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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