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연예뉴스] 악할수록 드러나는 진가…이희준의 '쎈캐' 열전

글로벌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배우들.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하는 'K 배우 연구소'에서 특유의 색깔이 짙게 밴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은 이희준을 파헤쳐봤다.

영화 '부당거래'와 '화차' 등을 통해 신 스틸러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이희준은 2013년, 재난 영화 '감기'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극 중 불법 밀입국자 운반책인 '병기' 역할로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그는 "배우를 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이런 역할을 맡으면 대놓고 나쁜 행동을 해도 되고, 하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영화 '해무'에서 평소에는 순박하고 유쾌해 보이는 뱃사람이지만 알고 보면 잘못된 욕구와 본능에 충실한 입체적인 캐릭터 '창욱'으로 한층 더 강렬한 변신을 선보였다.

그리고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경호실장 '곽상천' 역할로, 인생 악역을 만났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민은 "재능이 많은 배우인데도 엄청난 노력형이다"라며 이희준을 칭찬했다.

이희준은 배역과의 싱크로율을 위해 무려 25kg을 증량했고, 이를 본 이병헌은 "몇 십 kg을 찌워서 촬영장에 온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병헌, 이성민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에게도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한 이희준은 "(이 작품의) 첫 느낌은 심장이 너무 벅차서 빨리 물을 마셔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막상 촬영할 때는 정말 잘하고 싶고, 좋은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니까 너무 신났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5년 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송촌'으로 변신, 한층 업그레이드된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60대 전직 경찰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매 순간 즐기는 마음으로 배역에 몰두했다.

그는 "2시간 분장하고 지우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매일 촬영 때마다 했는데 힘들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거울을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며 "나이대가 달라서 자전거로 운동도 할 겸 공원에 자주 가서 (사람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살인자ㅇ난감'의 흥행 이후 드라마 '지배종'을 선보인 이희준은 대기업 장악을 꿈꾸는 국무총리 '선우재' 역을 통해 날카로운 카리스마부터 미스터리한 매력까지 표현해냈다.

주지훈은 이희준과의 호흡에 대해 "이희준 배우를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형의 연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호흡이 탁탁탁탁 맞아 들어갈 때 플레이어로서 굉장한 쾌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희준이 악역만 연기한 것은 아니다.

그의 진가는 다른 색깔의 배역을 맡았을 때에도 빛을 발했다.

정의 구현을 위해 진실을 좇는 사회부 기자 역의 영화 '1987'부터 성폭력 피해자를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형사를 연기한 영화 '미쓰백', 그리고 이성민과 완벽한 케미를 보여준 오컬트 코미디 '핸섬가이즈'까지 웃음과 감동을 넘나드는 인상적인 연기로, 어느덧 '만능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얽힌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악연'으로 돌아왔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그야말로 막장 인생을 살아온, 극 중 만악의 근원인 '박재영'으로 분했다.

그는 "나쁜 놈이 더 나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 그럴듯하게 보여야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머리를 굴려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을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모든 선을 뛰어넘은 역대급 악인 캐릭터에 몰두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너무 다 좋아하는 동료 배우들이어서 제 것만 잘하면 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겼다"며 "너무 좋아하고 믿는 배우들이니까 '토스만 잘해주자'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유연한 완급 조절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어떤 배역이든 최고의 결과물을 내는 이희준, 앞으로 이어질 그의 캐릭터 열전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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