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 물 폭탄이 지나가고 남은 건 진흙과 막막함

물 폭탄에 잠긴 마을…“40년 만에 처음 겪는 물난리”
충남 예산 하포리 침수 피해 현장

2025년 7월 20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
비가 그치고 날이 개자, 마을 주민들과 복구 인력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17일 새벽, 시간당 82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며 삽교천이 범람했고, 둑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농가의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고, 진흙탕 속에 파묻힌 참외와 수박은 썩어 악취를 풍겼다. 마을 곳곳에는 흙탕물이 들이닥친 흔적이 역력했다. 집 안은 진흙과 오물이 가득했고, 도로 한복판에는 가전제품, 가구, 파손된 비닐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주민들의 절규

“여기서만 4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에요.”
한 주민은 망가진 집 앞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복구는 엄두도 못 낸다. 누가 와서 해주는 건지, 언제 되는 건지도 모른다”며 막막한 현실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집에 들어가기도 무서워요. 농사지은 건 다 망가졌고, 도로도 엉망이고, 집 안은 말 그대로 수해 쓰레기장이에요”라며 깊은 상실감을 토로했다.

복구는 ‘폭염과의 전쟁’

비가 그친 지 불과 12시간 만인 20일 오전, 기상청은 예산을 포함한 충남 전역에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광주의 경우, 19일 밤 호우특보가 해제되자마자 이튿날 오전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낮 기온은 33도까지 치솟았다.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복구 작업은 주민과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현장에는 삽교농협 직원들, 군 장병,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았지만, 더위로 인해 작업 속도는 더뎠다.

한 복구 인력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너무 덥고, 너무 고되고,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멈춘 시간, 미뤄진 일상

하포리의 현재는 시간이 멈춘 듯하다. 주민들은 여전히 마을회관과 학교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집이 무너져 돌아갈 수도 없다. 전기와 수도 복구도 더딘 상황이다.

농민들은 올여름 수확을 사실상 포기했다. 특히 출하를 앞둔 과채류는 썩거나 상해 상품성이 사라졌다.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 중이지만,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지역: 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

발생일시: 2025년 7월 17일 새벽 집중호우(시간당 82mm 이상)

피해상황: 민가·비닐하우스 침수, 도로 파손, 농작물 전멸

대피현황: 주민 40여 명 긴급 구조, 인근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

현장 분위기: 진흙·오물 범벅, 폭염 속 복구 작업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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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폭탄이 지나간 자리, 남은 건 진흙과 막막함뿐…폭염 속 복구는 또 다른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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