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물에 홀랑 빠진 날🌙메타인지와 집중을 위한 물소리+긍정적 비트 [물에 빠진 무지개] ASMR

옛날 옛적에 무지개가 살았습니다.

비가 그치면, 무지개는 마을에서 가장 높은 동산 위에서 양 팔을 뻗었습니다. 둥근 호를 그리듯 색깔들을 흘려보내고 자신만만하게 웃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노라면 마을 사람 모두가 무지개를 보러 나왔습니다. 사람들의 눈 속에 무지개의 모습이 가득 담겼습니다. 고개를 쭉 뽑고 선망과 경외를 담아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이, 무지개는 몹시도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새파란 하늘을 등지고 서서 자꾸만 몸을 부풀렸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색의 순서가 뒤바뀌거나 채도와 명도가 불분명해져도 무지개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색이 바래도 아름다울 자신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날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억센 비였습니다.

무지개가 잠들어 있던 땅 위에도 굵은 빗줄기가 거푸 내렸습니다. 단단했던 땅은 움푹움푹 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언덕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무지개는 무너진 언덕 꼭대기에 커다랗게 생겨난 호수 안에 홀랑 빠져 버렸습니다. 빗물이 만든 호수는 너무나도 깊고 차가웠습니다. 무지개는 구름 몇 점과 함께 물 속에 갇혀 꼼짝없이 하늘만 올려다 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영원히 쏟아질 것만 같던 비가 그친 건 이틀이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무지개는 물 속에 잠겨 꼬륵꼬륵 방울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지개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습니다.

푸른 상공에 자신보다 몇 배는 더 크고 선명한 무지개가 두 겹이나 생겨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본 무지개의 마음에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질투심이 마구 뒤엉켜 자라났습니다. 약간 더 시간이 지나자, 무지개는 천천히 수긍하기 시작했습니다. 물 속으로 추락한 상황에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무지개가 몸을 떨며 외쳤습니다.

'지금껏 나는 내 세계에만 갇혀 살았구나! 아아.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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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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