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23일)

[노래가사]
어느 날 세상은 말을 멈췄지
빛 없는 새벽, 종이 울리던 날
닫힌 창문 사이로 스며든
낯선 바람, 우리를 흔들었어

희미한 숨결로 버텨낸 날들
차가운 그림자, 길을 막아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 하나로
우린 서로의 불빛이 되었지

무너질 듯 떨리던 시간 속
작은 손들이 모아낸 소리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부서진 꽃잎 대신 씨앗을 심고
언젠가 다시 올 봄을 기다려
우리의 밤은 끝나지 않았으니

비에 젖은 발자국을 따라
잃어버린 계절을 찾아가
고요한 외침, 눈물로 적신
그 꿈은 아직 깨어 있었어

멀어진 하늘을 바라보며
흔들려도 멈추지 않았어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굳게 닫힌 문 너머 노래가 흐르고
다시는 잊지 않겠단 다짐으로
우리는 오늘을 견뎌낸 거야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지친 마음 위로 햇살이 머물고
처음처럼 맑은 눈으로 다시
우리의 내일을 걸어가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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