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영화? 아닙니다! ‘지독한 모녀서사’ 그린 서른살 감독 / KBS 2022.11.15.
Автор: KBS News
Загружено: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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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모녀 서사는 이제 이 작품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이하 ‘같은 속옷’)를 두고 ‘카트’의 부지영 감독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가장 짠 점수가 별 세 개 반일만큼 평단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대부분 트라우마가 되살아날 만큼 압도적인 영화였다는 호평을 남기고 있는데요. 흔히 애증이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K-모녀’의 갈등을 영화는 2시간 20분의 상영 시간 동안 집요하게 밀어붙입니다. 밉지만 그래도 싫어할 수만은 없는 게 모녀 사이라는 식의, 가족영화 특유의 타협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러다 누구 한 명 죽어야 끝나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지독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습니다. 영화 속 엄마 ‘수경’이 결코 좋은 엄마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 영화의 목적은 고래고래 ‘이 사람 욕해주세요’를 외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너 태어날 때 몇 킬로였는 줄 알아? 4.36이야 4.36. (중략) 니 팔뚝에 허벅지에 살들, 그거 다 니 껀줄 알지? 네가 뭐 먹고 컸는데?” 딸 ‘이정’에게 넋두리를 늘어놓을 때, 배꼽 아래 선명하게 남은 제왕절개 수술 흉터를 더듬을 때, 혼자서 딸을 키운 수경의 고단함 역시 동등한 비중으로 관객의 마음에 와닿습니다. 딸의 시각에서 벗어나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본다면, 끝끝내 사회가 강요하는 ‘엄마’라는 옷 입기를 거부하는 수경의 모습에서 자유로움과 후련함을 읽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모녀 서사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대부분 못다 한 한풀이를 하거나 상대에게서 듣고 싶었던 말을 이야기에 녹여 내는 경우가 많았던 걸 생각하면 이 영화의 균형은 그저 놀랍습니다. 1992년생 감독이 무려 29살에 완성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자전적인 이야기 아니야?’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세인 감독은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로 문제로 엄마와 갈등이 있던 시절에 처음 시나리오를 쓰기는 했지만, 완성된 영화를 가족들과 함께 보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을 만큼 사이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줬습니다. 다만 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영화 감독의 길을 갈지 취업을 할지를 두고 엄마와 갈등하던 당시, 물리적·정서적으로 엄마로부터 독립한 경험이 관계에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족도 ‘타인’이라는 명제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만 오히려 적정한 거리를 지키며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 전해졌습니다.
“저는 이 영화도 하나의 멜로영화일 수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멜로 영화는 남녀간이든 퀴어 멜로든 이별을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왜 가족 사이에서는 이별하는 이야기가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가족도 타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서적, 물리적으로 찢어져야 할 때는 찢어야 져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 앉아서 쓰는 법이 없다며, 영화 속 장소나 소품도 직접 체험해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30살 김세인 감독. 한국 영화계에 오래간만에 나타난 신예라는 찬사에 대한 소감을 묻자 “힘도 되고 감사하지만, 더 제멋대로 가야겠다, 그냥 더 제멋대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는 모습에서 오히려 안도감이 든 건 왜였을까요? 영화는 자신에게 언어와도 같다며, ‘사람이 그래도 말은 하고 살아야 하니까’ 계속 영화를 찍고 만들게 되었다는 그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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