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죄수별곡] 제1부 미결수/ 12. 정신병동의 시한폭탄들
Автор: 청노루의 깜방일기
Загружено: 23 июн. 2024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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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암울했고 비참했던 젊은 한 때 순간적인 욱하는 실수로 징역살이 한 실화 일기장을 공개하며, 지난 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회하는 저자의 참회록.
[1부] 미결수 서울구치소 생활
12.정신병동의 시한폭탄들
(2004.12.13.월)
내가 있는 옆방에는 심한 정신분열자 두 명이 있었다. 낮에는 멀쩡하다가 밤만 되면 발작을 일으켰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감방 철문을 발로 차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일반 죄수가 감방 철문을 발로 차면 그건 가차 없이 징벌방 행이었다. 교도소, 구치소 안에서 가장 무서운 게 징벌방으로 끌려가는 벌이었다. 그 벌 자체도 무섭지만 죄가 추가 되어서 형량이 늘어났다.
징벌방에 끌려가면 우선 인간 대접은 포기해야 한다. 두 손은 등 뒤로 수갑을 채우고 개처럼 밥을 먹어야 한다. 두 손이 뒤로 수갑이 채워져 있으니까 굶어 죽지 않으려면 개처럼 엎드려서 핥아 먹어야 한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굶어 죽든가.
밤마다 옆방에서는 건빵 내놔라 빵을 달라면서 온갖 먹을 것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고래고래 소릴 질러댔다. 바깥에서 아무 반응이 없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욕설을 다 퍼부어 댔다.
처음에는 나도 견딜 수 없고 열 받아서 말려들었다. 나중에는 그래봐야 나만 스트레스 받고 손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든 말든 귀를 틀어막고 무시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속은 편해도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나이는 어린놈이었는데 자꾸 그러니까 하도 성질이 나서 우리 방 죄수들과 다른 방에서도 엄청 열 받았다. 그래서 운동 시간에 운동장에 나오면 한구석으로 몰아넣고 감시 교도관의 눈을 피해서 지능적으로 몰래 한 번 혼내주려고 벼르며 작전을 짰다.
녀석도 그 정도 눈치가 돌아가는 대가리였다. 낮에 운동 시간에는 절대로 바깥에 나오지 않았다.
낮에 운동장에 나왔다가는 다른 죄수들한테 린치를 당할 걸 본능적으로 짐작하는 것 같았다. 운동 시간 외에는 다른 방 죄수들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 자기 감방 안에서 아무리 떠들고 옆방의 죄수를 약 올려도 다른 죄수들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 놈도 또라이 짓을 일부러 하면서도 그 정도는 알고 있는 고도의 지능범이 틀림없었다.
그 또라이 방에는 또 다른 또라이 아저씨가 한 명 더 있었다. 또 다른 또라이는 마치 사이비 교주 같은 어투로 소리 지르며 설교를 해댔다. 젊은 또라이랑 장단을 맞춰서 소리를 질렀다. 자세히 들어보면 먹을 것 있는 방 있으면 나눠 먹자는 얘기였다.
"우리 같은 동포끼리 이웃끼리, 온정을 베풀어서 사이좋게 먹을 것 있으면 좀 나눠 먹읍시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 목소리가 정말 크고 우렁차고 씩씩하고 당당했다. 또한 진지하기까지 했다. 자기가 세상을 구제하러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둥 횡설수설까지 하면서.
다른 방 죄수들은 스트레스 받아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이 동에 있는 죄수들이 거의 미친놈인 건 사실이기도 했다. 나부터 해당되니까.
미친 종류와 급수는 모두 달랐다. 옆방처럼 비슷한 또라이들끼리 모아 놓으면 죽이 척척 맞아서 잘 어울리기도 했다.
우리 방에 있던 50대의 정신병자는 평소에는 얌전했다. 하지만 밤만 되면 혀가 입 속으로 말려 들어간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머리가 아파 죽겠다고 소리치며 교도관을 부르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상습적으로 매일 그러니까 교도관들도 무시하기 일쑤였다. 그러면 또 아파 죽는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견딜 수 없었다.
나하고도 마찰이 생겨서 몇 번이나 죽기 살기로 대판 싸웠다.
결국 그의 등쌀에 교도관들이 요구를 들어 주었다. 그가 보따리를 싸서 다른 방으로 이사를 갔다. 원래 방을 함부로 안 바꿔 주는데 그는 나를 이 방에서 내보내든가 자기를 다른 방으로 안 보내주면 죽어 버린다고 소동을 피워서 다른 방으로 갔다.
그 또라이와 나와 마찰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나의 댄스 연습 때문이었다. 내가 룸바의 워킹 베이직이나 탱고 부분 동작을 연습하면 그 또라이는 기겁을 했다. 머리가 아프다면서 곧바로 교도관을 불러서 고자질 했다. 나 때문에 도저히 못 살겠다고 하소연을 해댔다.
그러면 나는 교도관이 가면 그에게 화풀이를 했다. 감방 안에 하루 종일 앉아 있기가 지겨워서 운동 좀 하는 게 뭐가 그리 불만이냐고 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 그 또라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또 교도관을 불렀다. 내가 자기를 죽이려고 하니까 나를 다른 방으로 보내든가 자기를 내보내 달라고 떼를 썼다. 그래서 결국 그가 이사를 갔다.
그런데 나 자신은 모르겠는데 감옥 안의 다른 죄수들 눈에는 나도 이상하게 행동하는 또라이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택견인지 뭔지를 하는 이상한 괴물이 나타났다며 소문이 퍼진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죄수들한테서 나도 미친 놈 취급을 받았다.
평소에는 멀쩡해 보이는 놈들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신병자들이었다. 언제 어느 시에 돌발적인 발작을 일으킬지 아무도 몰랐다. 누가 불시에 소란을 피울지 예측이 불가한 시한폭탄들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지랄병(간질병) 환자들이 어느 방에나 한두 명씩은 끼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방마다 온통 "나 좀 내보내 다오." 하며 울부짖거나 귀신 목소리 비슷한 놈들 때문에 정상적인 정신으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정상인들도 그들처럼 곧바로 전염이 될 것 같았다. 차라리 그들처럼 정말 미쳐버리는 게 속이 편할지 몰랐다.
![14.[죄수별곡] 제1부 미결수/ 12. 정신병동의 시한폭탄들](https://ricktube.ru/thumbnail/QREO83sbJhA/hq72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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