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사연] 60대 여사님이 운영하는 여관에 청년들이 찾아가는 이유 |오디오북 |반전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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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 여사라고 해요. 올해로 예순이 훌쩍 넘었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를 그냥 ‘여관 할머니’라고 부르곤 하지요. 이곳, 마을 외곽 언덕 끝에 자리 잡은 ‘희망 여관’이 제 집이고, 제 삶의 전부예요. 낡은 여관 문을 열 때마다 지난 세월의 웃음과 눈물이 하나둘 떠오른답니다.

희망 여관은 화려한 곳은 아니에요. 간판은 빛이 바랜 지 오래고, 네온사인은 깜빡이다 꺼지기를 반복해요. 복도엔 나무 바닥이 삐걱거리고, 창문은 바람이 새서 겨울이면 유난히 춥답니다. 그래도 이곳은 제게 참 특별해요. 이 여관은 그냥 숙소가 아니라, 제 인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거든요.

젊은 시절, 저는 이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그때만 해도 마을은 참 활기찼답니다. 시장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아이들은 골목을 뛰어다녔지요. 저는 그저 평범한 아가씨였어요. 꿈이 많았지만, 삶은 그리 만만치 않았어요. 스무 살이 되던 해, 부모님을 잃고 홀로 남겨졌답니다. 그때부터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란 적이 없었지요. 시장에서 채소를 팔기도 하고, 남의 집 일을 돕기도 했어요.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답니다.

그러다 서른이 넘어 이 여관을 만났어요. 당시엔 ‘별빛 여관’이라는 이름이었지요. 주인이 떠나면서 헐값에 내놓은 이곳을, 저는 망설임 없이 샀답니다. 전 재산을 털어 넣었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낡은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먼지 쌓인 복도와 삐걱대는 계단을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어요. ‘여기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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