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씻고 말려서 배출하는데… 우유팩 재활용률 '13%'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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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었습니다.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날이지만
여전히 버려지는 자원도 적지 않은데요,

대표적으로 우유팩을 꼽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종이처럼 보이는 우유팩,
하지만 우유팩은 사실 종이가 아닙니다.

가정에서 깨끗이 씻어서 배출하더라도
일반 종이와 뒤섞여 소각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저희 B tv 뉴스는 오늘부터 종이팩 재활용의 현 실태와
원인, 대책을 차례로 짚어봅니다.

먼저, 김지영 기자가 현 실태를 보도합니다.

[기사 내용]
인천의 한 카페.

라떼 등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가 많다 보니
하루에도 10여 팩,
일주일이면 100개 가까운 우유팩 쓰레기가 쌓입니다.

하지만 별도의 분리배출 체계가 없어,
다 쓴 우유팩은 헹군 뒤
다른 재활용 쓰레기와 함께 내놓는 게 현실입니다.

[ 진운혜 / 카페 점주 ]
"아무래도 라떼 메뉴가 많다 보니까 우유를 많이 사용하게 돼요.
(사용한 우유팩은) 그냥 비닐에 싸서 투명 비닐에 싸서 보
통 앞에 내놓거나 하면 가져가세요."

자원 재활용에 누구보다 신경 쓰는
주부 이막례씨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일반 가정집 역시
우유팩만 별도로 내놓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다른 종이류와 함께 배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리수거에 늘 최선을 다하지만
이렇게 배출하는 것이 실제 재활용 되는지는 늘 의문입니다.

[ 이막례 / 주부 (남동구 간석동) ]
"저희 주부들은 집에서 재활용을 열심히 해서 버린다고 하는데
수거하는 과정에서 다른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과 섞여서
재활용이 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긴 있었어요.
이게 과연 우리가 정성을 다해서 재활용할 수 있게 해주면
제대로 잘 쓰일까…"

현행 지침상, 종이류에 포함되는 종이팩.

이 때문에 종이 우유팩 역시
대부분 일반 종이와 함께 뒤섞여 버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서도
종이와 함께 섞인 우유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지영 기자 / [email protected] ]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나와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종이류가 잘 모여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이렇게 우유팩과 종이가 뒤섞여 있습니다.
우유를 먹고 제대로 세척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악취를 풍기는
우유팩도 적지 않은데요, 우유팩 수거함이 별도로 없다 보니
이렇게 일반 종이와 함께 버려지는 겁니다."

하지만 종이팩은 일반 종이류와는
재활용 공정 자체가 다릅니다.

천연 펄프로 만들어져 휴지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겉면에 특수 코팅이 되어있어
재활용 과정이 훨씬 복잡합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 종이와
배출 과정부터 분리되지 않으면
사실상 소각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조홍표 /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팀장 ]
"이게 그냥 파지 재활용으로 넘어가게 돼버리면
이 파지가 재활용되면서 해리(물에 풀어지는) 되는 시간과
이 종이팩이 해리되는 시간이 달라서 파지 업체,
제지사로 들어갔을 경우에 이물질로 나와가지고 소각 처리 되는 거죠."

실제로 종이팩 재활용률은 갈수록 하락 추세입니다.

지난 2013년 35% 수준에서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13%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기간, 유리병 재활용률이 82%,
금속캔 재활용률도 86%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종이팩 재활용률은 사실상 역주행 하고 있는 겁니다.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지만
실제 현장에선 여전히 종이로 버려지는 현실.

제대로 된 분리배출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더 큰 환경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B tv 뉴스 김지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환 기자]
[CG : 허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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