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절벽’ 앞둔 69년생…정년연장 말 나오는 이유 [뉴스in뉴스] / KBS 2025.12.09.

최근 퇴직을 앞둔 5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두가 정년연장 문제인데요. 여당이 검토중인 중재안이 유출되면서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가 분분합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일단 여당이 검토 중인 중재안부터 정리해주시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먼저 말씀드릴 건 이 안은 공개된 안이 아니고 내부 논의과정에서 유출된 내용이라는 점인데요.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됐으니 세 안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1안은 3년 뒤인 2028년, 2안과 3안은 4년 뒤부터 정년연장에 들어가고요.

처음에는 61살로 올렸다가 2년~3년마다 정년이 한살씩 늘어납니다.

빠르면 지금으로부터 11년 뒤인 2036년, 늦이면 16년 뒤인 2041년이 돼야 정년 65세가 가능합니다.

다만 정년연장을 못하게 된 사람들 중에 1967년생부터는 1년에서 2년 가량 퇴직후 재고용을 통해서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그러면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몇 년생부터 정년이 몇 살씩 늘어나게 되는 겁니까?

[기자]

세 가지 안 중에 중간 안인 2안을 기준으로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1967년생과 68년생은 정년은 연장이 안되고 대신 2년가량 재고용 기회를 받고요.

69년생부터 정년이 한 살씩 연장됩니다.

71년생부터 정년 62세이고 퇴직후 2년의 재고용이 예상되고요.

1975년생부터 정년 65세가 되는 식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2안이 가장 유력한 건가요?

[기자]

일부 그런 보도가 나왔지만, 제가 취재한 바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 가지 안이 여당 특위에서 논의된 건 맞지만 이 세 안 중에 어느 쪽을 택할지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자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정년연장으로 가장 득을 보는 건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비정규직 중에는 차라리 실업급여를 받는 쪽이 낫다거나, 남의 일일 뿐이라는 입장도 있고요.

특히 젊은 층은 정년연장을 빌미로 채용을 줄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영계도 반발하고 있죠?

[기자]

경영계는 정년 연장이 아니라 퇴직 후 재고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년을 연장하면 고임금 고령자를 계속 고용해야하는 부담이 있는데 일단 퇴직을 시키고 저임금으로 쓰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중재안에는 이런 회사측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정년이 연장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과반 노조의 동의없이도 임금을 삭감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사실상 정년연장 조건으로 임금삭감을 용인해준 것이기 때문에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이렇게 반발하는데도 굳이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건 어떤 배경이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서 여당의 중간안을 보면 1969년생부터 61살로 정년을 연장하고 또 2년의 재고용을 주겠다는 식으로 돼 있습니다.

이 69년생 문제가 핵심입니다.

지금 정년대로라면 60세에 퇴직을 하는데 65살이 돼야 국민연금을 받습니다.

무려 5년간의 소득공백, 소득절벽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국민연금 수급연령을 당길 수 없다면 정년을 연장하는게 맞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입니다.

문제는 올해 퇴직하는 65년생과 내년 퇴직하는 66년생도 4년씩 소득공백이 발생하는데요.

이번 안에는 그들을 위한 배려는 빠져있습니다.

[앵커]

60살에 은퇴하고 나면 그 뒤로 돈쓸 일도 많은 나이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서 퇴직 후에도 20년 이상 생활을 해야하는 분들이 많고요.

특히 60대 초반은 자녀가 아직 취업을 하기 전인 경우도 많아서 문제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호성/버스 기사/64세 : "지금 가장 돈이 많이 들 때죠. 저는 저대로 노후 준비를 해야 되고 자녀는 자녀대로 사회에서 적응하고 결혼하고…."]

버스 기사 김호성 씨는 다행히 정년 뒤에도 재고용의 형태로 일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없는 은퇴자들이 많은 실정입니다.

그래서 노년에 갑자기 전기기능사나 지게차같은 자격증을 따겠다고 부산한 경우가 제 주변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과 직접 연결되지 않은 그러한 자격증 만으로 취업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정년 연장을 조건으로 임금을 감액한다면 어느정도 할 것인가 등 세부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정년을 연장하자고 하니 오히려 정년을 낮추라고 시민들이 시위를 했죠?

그건 어떻게 봐야하나요?

[기자]

프랑스에서는 정년과 연금수령 연령이 결부돼 있습니다.

62살인 정년을 더 높이려는 건 한마디로 연금을 뒤에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정년연장 반대시위라기 보다는 연금수급 연령을 상향하는데 반발한 시위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 개혁을 한다면서 순차적으로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높여서 지금은 만64세, 69세부터는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수 있는데요.

그래서 4~5년씩 소득절벽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또 국민연금의 금액 자체도 프랑스가 훨씬 많습니다.

물론 그 대가로 국가재정이 불안하게 됐습니다만, 프랑스와 우리의 처지가 다른 것이죠.

이번 이해관계 조정이 참 어려운 문제지만 그게 바로 정치의 역할입니다.

모쪼록 어려운 노년을 위해서 정치권이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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