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제3회. 삶은 계란이 아닌 아스팔트
Автор: 한로로 HANRORO
Загружено: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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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4일.
3월입니다
날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아
좀처럼 무언가를 시작하기 어려운 마음이지요
한 발 떼어내는 것도
고개 들어 앞길을 바라보는 것도
숨이 턱 턱 막히지만
세상은 여튼 따뜻해져 간다네요
그 믿음 하나로 겉옷을 벗어던져 봅니다
저는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삶은 아스팔트 같다는 생각이 짙어집니다
무자비한 속력의 타이어와
옆구리에 앵겨붙는 풍선껌과
끝내 아프게도 갈라지는 틈과
밤만 되면 차가워지는 이 마음은
누군가 내 품에 안겨도
껴안아 주지 못하는 손을 미워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나를 밟고 지나갈 줄 알았던 인연들이
실은 발걸음 하나하나에 사랑을 담아 걷고 있다는 걸
몰라서는 안 됩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죽 그었던 눈물은 금세 마른다는 걸
그렇게 또 다른 출발선을 얼마든지 그려낼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딱딱한 마음이 물렁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매년 돌아오는 봄에 매년 설레하며 웃을 수 있는
우리 위로 흩뿌려지는 벚꽃잎을 가슴에 하나 둘 새겨넣을 수 있는
그런 마법에 걸린 아스팔트라 나를 설명할 수 있는
3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갈비뼈 부근의 횡단보도에
아무런 사고가 없기를 소망하며
한로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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