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갖고 싶은 트럼프…“미국 우선주의 끝판왕” [W 언박싱] / KBS 2025.12.23.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눈 덮인 이 곳, 그린란드입니다.

북미와 유럽 사이, 북극에 위치해 있는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외교, 국방권을 행사하는 덴마크의 자치영토입니다.

그런데 이 그린란드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사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죠.

취임 초부터 금융거래나 군사력을 통해 그린란드를 확보하겠다고 수차례 위협해왔는데요.

급기야 측근인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에 임명했습니다.

북극 전체를 담당하는 특사는 있었으나 그린란드 전담 특사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전례없는 특사 카드를 꺼낸 건 그린란드 편입 시도를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랜드리 특사도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주권은 국제법에 근거한다", "다른 나라를 병합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덴마크 외무장관 : "갑자기 그린란드를 인수하는 임무를 맡았다는 미국 대통령 특사가 등장했습니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과 주권, 그리고 국경의 불가침성을 수호하는 것은 유럽연합에 있어 매우 필수적인 일이라며 덴마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우방국들과의 마찰이 뻔하게 예상되는 데도 기어이 그린란드 편입을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에게 그린란드가 필요한 이유는 국가 안보 때문입니다. 그린란드 해안선을 따라 위아래를 훑어보면, 러시아와 중국 군함들이 사방에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광물이 아니라 안보 때문이라는 건데요.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린란드에 군대를 주둔시켜 왔고 현재도 그린란드에 미사일 방어와 우주 감시 임무를 위한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군사 요충지로써 그린란드의 역할을 강화하고 싶다는 얘깁니다.

러시아가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쏜다면 그린란드를 가로질러 움직이는 게 최단거리가 될거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오고 있는만큼 그린란드 중요성은 더 클 수 있습니다.

미 해군 연구소 자료를 보면요, 북극을 통과하는 이 북극 항로가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보다 40% 가량 더 짧습니다.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이 일대 통제권을 누가 갖는지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또한 그린란드를 갖게 된다면 그린란드에 매장돼 있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흑연, 구리, 니켈, 리튬 등 30개가 넘는 광물들도 물론 무시못할 국가적 무기가 될 겁니다.

외신들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하면 해저 자원도 더 많이 갖게 될 수 있고 원자재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도 견제할 수 있을 걸로 봤습니다.

그린란드는 4년 전 우라늄 체굴 금지법을 제정하는 등 환경 파괴적 채굴을 제한해왔는데요.

만약 미국에 편입된다면 이런 환경 규제 법안들이 뒤집힐 수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의 강제적 그린란드 편입 시도는 물론 트럼프 맘처럼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국제법이나 동맹에 대한 예의보다 미국의 이익과 본인의 업적을 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특유의 막무가내 외교 방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의 목소리는 또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W언박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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