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옛이야기 따라 걷는 골목…목포 ‘옥단이길’ / KBS뉴스(News)

걷기 좋은 골목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오늘은 시원한 바닷바람 부는 전라남도 목포로 가봅니다.

목포는 맛과 멋, 그리고 역사의 도시라고 불리는데요.
그 중 목포의 심장이라 불리는 목원동의 옥단이길입니다.

이름도 참 정겨운데요.
박은주 기자, 이 골목은 어떤 곳인가요?
[기자]
과거 이 동네를 다녔던 실제 물지게꾼 이름을 딴 골목인데요.

옥단이~ 하고 주민들이 부르면 옥단이가 물동이를 날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길, 목포 근대의 역사가 녹아있습니다.
목포 유달산 아래 자리한 옥단이길.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옥단이가 걷던 길 따라 주요 거점을 연결했습니다.

이곳 목원동은 1897년 목포 개항 이후 번성했다가, 점점 낙후됐는데요.
2014년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그 옛날 옥단이가 거닐던 길, 함께 가보실까요.

[리포트]
푸른 바다에 둘러싸인 이곳, 전라남도 목포입니다.

목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목원동 옥단이길이 시작되는데요.

좁은 길을 따라 낡고 정겨운 골목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기자기한 골목, 옥단이가 걷던 길인데요.

옥단이는 1930년대부터 해방 무렵까지 이곳에 살았던 물지게꾼으로 실존 인물입니다.

[조수경/목포시 골목 해설사 : "1897년 목포항이 개항한 뒤에 유달산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우리 선조들의 마을입니다. 옥단이길은 100년도 넘은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름다운 골목으로서,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낡고 오래된 이 골목에 2014년 도시 재생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옥단이가 다니던 길 따라 이야기를 입혀 나갔는데요.

옥단이길은 총 4.6km 정도 됩니다.

서너 시간 정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어 봅니다.

옥단이길에 들어서면, 길 한편에 작은 쉼터가 반겨줍니다.

우물과 물지게가 눈에 띄는데요.
귀여운 소녀도 앉아 있죠.

이곳, 물지게꾼 ‘옥단이’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시절 옥단이처럼 물을 길어 보는데요
물지게도 한번 짊어져 봅니다.

이걸 매일 지고 다녔던 옥단이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나요.

[곽그린/전남 목포시 : "재미있어요. 그런데 좀 힘들어요. 옥단이가 실제로 이랬을 거라 생각하니까(안쓰럽네요)."]
이제 옥단이의 발자취 따라 골목 걸어볼까요.

조금 걷다 보니 벽 따라 뭔가 빼곡합니다.

모두 타일인데요.
하나하나 그림이 담겼습니다.

타일 벽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낡고 허름한 건물을 만납니다.

세월을 짐작하기 어려운 간판이 시선 끄는데요.

계단 올라 안으로 들어가 보니 뜻밖의 풍경 펼쳐집니다.
이곳, 3년 전부터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는데요.

낡은 천장도 그대로죠.

옛 건물의 틀에, 내부만 현대적으로 개조했습니다.

모두 주민들과 예술인이 함께 만든 건데요.

광복 후엔 패션 학원 건물이었습니다.

[장유호/미술관 큐레이터 : "여기가 ‘노라노 양재 학원’이라고 목포에서 오래된 양재학원이었는데, 이 자리가 목포 최초의 우체국이었더라고요. 그런 곳이라 의미도 있고 그래서 이 노라노 미술관을 대안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수 윤복희 씨의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킨 인물이죠.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의 이름을 딴 건데요.

개항 후, 우체국과 패션 학원을 거쳐, 지금의 노라노 미술관이 된 겁니다.

역사가 담긴 공간에 예술을 담았습니다.
덕분에 관광객 발길 이어집니다.

[장원선/전남 목포시 : "바닥이라든지 벽이 조화가 굉장히 잘 이루어진 미술관 같습니다. 그리고 작품들도 굉장히 좋고요."]
옥단이길, 더 걸어 볼까요.

소녀 물지게꾼이 다녔던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어느새 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