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 박진환 시, 낭송 김윤아
Автор: 시읽는문화TV
Загружено: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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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박진환
어머니는 평생 우산을 받쳐들고 계셨다.
살아 계신 동안 어머니의 계절은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는 우산을 적시고
어머니는 늘 비에 젖어 계셨으나
우리는 한 방울도 비에 젖지 않았다.
무엇인가 비 아닌 다른 것이
우리를 적시고 있었다.
우산 속에서도 젖어버린
그것은 눈물이었다.
비 대신 우리는 눈물에 젖고
눈물은 가슴에 스며
봇물같은 것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요즘 종종 비에 젖는다.
우수보다 큰 아픔같은 것이
날 세운 못으로 가슴에 와 박힌다.
늘 어머니가 젖던 비일 듯 싶다.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우산을 받쳐준다.
그리고는 양지밭까지 동행하다 돌아서 버린다.
내게는 우산이 없다.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이거나
받쳐줄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산으로 펼칠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눈물이 사랑임을 알 나이인데도/나는 눈물이 없다.
흠뻑 젖어보고 싶은 계절이다.
그것은 비를 기다림과 같아서
새삼 어머니가 그리울 뿐이다.
울고 싶다.
한없는 눈물로 울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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