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사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신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주병기입니다.

방금 공정위 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쳤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력을 대학에서 보내면서 공정한 시장 시스템과 사회 정의가 진보와 번영의 지름길이라고 가르쳐왔습니다.
오늘부터는 이런 학자로서의 신념을 정책과 공적 권한을 통해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경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경제력 집중문제, 대ㆍ중소기업 간 불균형 성장 등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시장 시스템의 혁신 역량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혁신적인 기업은 키우고, 불공정한 착취와 사익편취는 엄벌하여, 창의적인 혁신과 건강한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시장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전환의 시기, 대한민국 재도약의 분기점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제적 강자와 경제적 약자,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가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자유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공정위 직원들과 한팀이 되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소임을 다해 온 모든 구성원 한분 한분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학자로서 대부분의 경력을 대학에서 보냈습니다. 인간 진보와 역사 발전에 대한 신념 그리고 순수한 학문적 열망에 따라 공정한 배분과 제도, 시장 시스템과 경제발전을 연구하며, 공정한 시장 시스템과 사회 정의가 진보와 번영의 지름길이라고 가르쳐 왔습니다.

이제 이런 학자로서의 신념을 정책과 공적 권한을 통해 현실에서 구현하라는, 국민 주권이 부여한 사명을 받고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학자의 생각만으로 전진할 수 없습니다. 그 사명을 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여러분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의 직무 속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현실에 고뇌하고, 현실과 투쟁하며, 현실을 집행하는, 조용한 지사-志士-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일 때 역사의 수레바퀴가 전진합니다.

여러분은 21세기 대전환의 시대를 움직이는 지사, 조용한 혁명가입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소명을 다할 때, 그 소명들이 모여 대한민국 재도약과 번영의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20세기 침략주의를 극복한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30여 년이라는 최단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였고, 다시 30여 년 후 선진국, 그리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위치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슴 벅찬 역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교육과 발전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한 세계 최고의 노동자 역량, 세계 최강의 과학기술 엔지니어 파워, 이런 거대한 인적 자본의 강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의 외침이 만들어 낸 도도한 민주화의 물결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1세기 세계는 다시 격변의 소용돌이에 접어들었습니다. 화석 연료를 태워 이룩한 산업화가 지구환경과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여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에너지 전환에 신속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AI와 디지털 기술 전환 역시 인간의 삶과 글로벌 경제를 혁명적으로 뒤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대전환의 21세기에 대한민국이 발전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존경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경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우리 시장 시스템과 개별 기업의 소유 및 의사결정 구조, 법과 제도 그리고 공적 시스템의 선진화는 아직도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소수 대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 문제,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 성장 등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시장 시스템의 혁신 역량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3년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 미만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일본이 경험했던 장기침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 시스템 혁신을 이뤄야 합니다.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장 시스템은 혁신을 거듭하며 선진화되었습니다. 노동 기본권과 반독점법의 도입, 공정한 경쟁 질서의 확립, 지적 재산권 보호,민주주의의 성숙과 정부의 재분배 기능 확대 등 시스템 개혁이 지속되어 유럽과 북미 선진국들의 오늘이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 선발 선진국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과거처럼 양질의 노동력과 인적자원, 사람의 힘만으로는 이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도의 역량, 그중에서도 시장 시스템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기술 개발과 효율적 경영으로 혁신적인 기업은 키우고, 불공정한 착취와 사익편취에 자본을 탕진하는 기업과 기업집단은 엄벌하여, 창의적인 혁신과 건강한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시장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공정위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먼저, 혁신적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하고 소상공인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상생의 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기술탈취, 부당대금지급 등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기반을 훼손하는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겠습니다. 또한, 경제적 약자가 가맹본부, 원사업자 등 경제적 강자에 대항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역량이 경제적 약자의 힘이 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둘째, 기업집단에 대한 공정한 규율이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주력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업집단 내의 사익편취, 부당지원 등 나쁜 인센티브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단단히 죄겠습니다. 혁신적 투자와 효율적 경영에 매진하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한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플랫폼 입점사업자를 보호하고, 거래질서를 공정화하기 위한 규율을 바로 세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이제 경제적 약자의 생계와 일자리 그리고 소비자 후생에 밀착되어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정위의 미션은 국민 생활을 지지하는 든든한 역량이 되어야 합니다.

넷째, 서민과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특히, 불공정거래로 인한 중소기업, 소비자의 피해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아울러, 소비자 권익 침해를 예방하고,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보장하여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는 데에도 힘쓰겠습니다.

존경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경제적 강자만이 아니라 경제적 약자도, 부자만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도, 모두가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자유를 평등하게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아담 스미스가 말하는 자연적 자유입니다. 이런 자연적 자유의 체계 안에서 완전한 정의, 완전한 자유 그리고 완전한 평등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계급에게 가장 높은 번영을 보장하는 비결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공정위의 사명은 스미스가 말한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정 집단, 집중된 경제력, 소수의 경제적 강자가 정치 경제적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막는 길항권력-countervailing power-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창조적 파괴의 혁신, 공동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입니다. 바로 그 길항권력의 선봉에 공정위의 사명이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이 한 세기에 걸쳐 이룩했던 자연적 자유의 체계와 선진적 시장 시스템을 짧은 기간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하기에, 대한민국 공정위가 부여받은 사명의 부피와 무게는 거대합니다. 그래서 공정위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곧 대한민국 재도약과 지속 발전을 앞당기는 힘을 키우는 것이고, 공정위의 힘이 바로 국민 개개인의 힘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의 인력과 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기업활동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성은 높아져야 합니다.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그 행위에서 얻는 잠재적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높일 것입니다. 이것이 혁신적 경영활동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상생협력하는 기업,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에 성장의 활로를 보장하는 길입니다.

존경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대전환의 시기, 대한민국 재도약의 분기점에서 우리나라 공정거래정책을 책임지는 공정거래위원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과 한 몸이 되어 국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련 부처, 입법부, 사법부, 중소벤처기업, 대기업,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든 부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사명을 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여러분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과 합심하여 스미스의 완전한 정의, 완전한 자유, 완전한 평등의 공동 번영 사회를 이루는 길을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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