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의 목숨 건 탈북.. 억울한 누명과 연좌제의 끔찍한 진실과 충격적 결말

한반도스토리-오디오북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북한에서 절대 말할 수 없는 금지된 진실입니다.

무대 조명이 꺼지는 순간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귓속으로 파고드는 박수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무대 뒤 어둠 속에서 내 손은 가방 안쪽 지퍼를 더듬고 있었다.

작은 종이 한 장이 땀에 젖은 손가락 끝에 닿았다.

중국 대사관 주소가 적힌
절대 들켜서는 안 될 그 쪽지였다.

무대 뒤 복도의 차가운 공기가 땀으로 젖은 등을 타고 흘렀고
그 냉기가 오히려 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보위부 요원의 발소리는 마치 사형 집행인의 발걸음 같았다.

복도 저편에서 보위부 요원의 구두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왔다.

언제나처럼 우리를 감시하는 그 발소리가
오늘만큼은 죽음의 카운트다운처럼 들렸다.

형광등 불빛이 차갑게 내려앉은 복도에서
나는 분장실 문고리를 잡은 채 잠시 멈췄다.

문 너머에서는 동료들의 숨소리가 들렸고
그 숨소리 하나하나가 나와 같은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무들, 수고했습니다.
이십 분 후 버스 출발입니다.”

책임 지도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흘러나왔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평소와 똑같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그 미소를.

하지만 내 옆에 선 은혜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이 내게로 전염되는 것 같았다.

우리에겐 딱 이십 분이 남았다.

이십 분 안에 이 건물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우리는 평양으로 돌아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질 것이었다.

분장실 거울 앞에서 나는 무대 의상을 벗으며 창밖을 힐끗 쳐다봤다.

베이징의 밤거리가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지만
그 자유로운 세계는 우리에게 너무나 먼 곳이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준비됐어?”

은혜가 속삭이듯 물었고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할 수 없었다.
목소리가 떨릴까 봐.

분장실 문 밖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려왔고
우리는 동시에 숨을 멈췄다.

그 찰나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동무들, 차 준비됐습니다.”

평범한 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재촉이 느껴졌다.

시간이 없었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기록이며,
자유를 향한 인간의 마지막 외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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