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톡톡] “50년 별거했어도 이혼 시 재산 분할”

앵커 멘트

생활에 필요한 법률 상식을 알아보는 법률 톡톡 시간입니다. 먼저 오늘 다룰 사건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리포트

A씨는 스물 한 살 나이로 두 살 많은 남편 B씨와 지방에서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결혼 직후 군에 입대했고, 제대한 뒤엔 서울에서 일자리를 얻어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요.

두 자녀도 낳았지만, 결혼 7년 뒤 남편은 다른 여성을 만나 동거를 시작했는데요.

생활비도 받지 못한 아내 A 씨는 혼자 농사를 지으며 자녀둘과 시동생까지 돌봤습니다.

그리고 결혼 50년 만에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재산분할 문제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과연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앵커 멘트

이혼할 때 재산분할은 재산 형성 기여도에 따라 나누게 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 재산분할은 어떻게 되는 건지, 전현정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
부부가 이혼할 때, 위자료, 자녀 양육비, 재산분할 등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요. 법률적으로는 통상 어떻게 정해져 있나요?

답변
부부가 이혼을 할 때에는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청구, 양육비 청구를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청구는 이혼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상대로 혼인 파탄에 대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고, 재산분할은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것입니다.

양육비 청구는 자녀를 실제로 양육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양육비의 분담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청구는 각각 별개의 것이고, 그중 일부만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청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법원에 이혼청구를 하면서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청구,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청구, 양육비 청구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협의 이혼의 경우에도 이런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이번 사건을 보면 50년 동안 별거한 부부가 결국 이혼 소송을 하게 됐는데요. 재산분할 문제가 쟁점이 되었다죠?

답변
이 사건에서 남편과 부인은 서로 이혼청구를 했습니다.

둘 다 이혼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이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남편이 다른 여자와 가정을 꾸리고 부인과 오랜 세월 따로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혼인파탄에 대한 잘못이 남편에게 있다는 점도 명확했습니다. 따라서 남편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건 재산분할이었는데요.

재산 대부분이 ‘결혼 기간 중에 남편과 부인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아니라, ‘남편이 혼인 전에 취득한 재산’ 이었습니다.

남편과 부인이 실제로 함께 생활한 기간도 매우 짧아 결혼 전에 혼자 취득한 재산에 대해 재산분할을 인정할지 문제가 된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나요?

답변
법원은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부인에게 위자료로 5000만 원, 과거 양육비로 8000만 원, 재산분할로 2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부인 20%, 남편 80%로 보아, 남편이 부인에게 재산분할로 2억 원을 지급하라고 한 것입니다.

재산분할 대상 재산 대부분이 남편이 혼인 전에 혼자 취득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혼인 후 부인이 그 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협력한 정도가 실질적으로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이 재산분할을 인정한 건 남편이 없는 사이에 부인이 두 자녀를 양육하면서 시댁 식구까지 돌보았던 점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질문
이 경우는 함께 살지 않아서 함께 재산형성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데 법원이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는 뭔가요?

답변
네. 보통 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의 대상은 주로 부부가 결혼기간 중에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입니다.

간혹, 남편이나 부인이 따로 상속받은 재산이나 결혼 전에 취득한 재산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재산에 관해서는 재산을 공동으로 형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산을 유지하는 데 상대방이 기여했는지 여부’에 따라 재산분할 대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