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 상림숲을 가다/환갑에 떠나는 남도 만행(2)/월인 최시선
Автор: 월인TV_배움과 사색의 누리
Загружено: 27 июл. 2023 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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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에 떠나는 남도 만행(2) : 함양 고을 천년의 숲, 상림
1박 2일로 떠난 환갑 여행, 난 이를 '만행'이라고 했다. 만행은 홀로 떠나는 침묵 여행이다. 둘만 되어도 침묵이 깨진다. 하여, 만행은 철저히 혼자여야 한다. 아내는 나의 이런 습성을 잘 알기에, 흔쾌히 허락하고 숙소까지 잡아주었다.
전남 순천만에서 하룻밤을 자고 지금은 경남 함양이다. 함양咸陽 땅에는 난생 처음 왔다. 순천이나 함양이나 다 남도이다. 남도는 늘 와도 푸근하다. 순천만에서 지리산 자락 하나 돌아왔는데 사투리가 영 다르다. 억양도 다르다. 경상도 사람들은 말하는 것이 왁자지껄하다.
함양 상림에 도착하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고속도로에서도 비가 와서 운전하는데 애먹었다. 어제 잠을 설쳐서인지 졸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말이다. 상림 숲에 들어서니 상쾌해진다. 우산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간다. 천년의 숲 속으로!
상림上林은 천년 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말만 들었지, 이제 환갑 나이가 되어서야 와보니 만시지탄이다. 이역 만리 타국은 갔다왔어도 내 땅 고즈넉한 조상의 숨결은 모른다. 이제는 내 땅을 다리 성할 때 찬찬히 살펴볼 참이다. 젊은 시절 만행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로 사찰에서 머물렀는데 이제는 내 차가 편하다. 이제 나도 어쩔 수 없나보다.
상림은 통일신라 시대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숲이다. 함양을 가로질러 흐르는 물이 '위천渭川'이다. 고운 선생이 당시 함양(천령) 태수로 부임했는데, 이 위천이 자주 넘쳤나보다. 하여, 천 옆에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 그 나무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니 얼마나 오래된 숲인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인공 숲 중에 여기 함양 상림이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대학자이면서 경주 최씨의 시조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시조 할아버지다. 진성여왕에게 시무 10조를 올렸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직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하여, 언제 졸하였는지 정확한 연도를 모른다. 아닌 것은 아니고, 내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련없이 물러난다. 난 이런 것은 배우고 싶다.
비가 계속 내렸다. 우산을 받쳐들고 갈 데까지 가보았다. 아, 숲이 끝없이 펼쳐진다. 당시에는 상림과 하림이 있었다고 한다. 홍수를 방지하고 백성을 보살피기 위해 이 숲을 만들었다고 하니 참으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천년의 다리에서 흐르는 물을 보며 한마디 읊었다. 흘러가는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으로 그치질 않는구나. 공자의 말씀이다.
이제 남도 만행을 마쳐야 할 시간이다. 다시 시작이다. 인생 60부터라고 하지 않는가. 저 상림처럼 푸르고 익어가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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