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AIST COMMENCEMENT SPEECH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졸업생 대표 연설)
Автор: 정은석
Загружено: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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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AIST COMMENCEMENT SPEECH
2019년 KAIST 학위수여식 졸업생 대표 연설 영상입니다
[전문]
우리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_ 전산학부 ’12 정은석
사랑하고 존경하는 KAIST 학우 여러분, 드디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날이 왔습니다. 졸업하는 날에는 치열하게 산 지난 삶들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막상 그날이 되니 조금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먼저 무엇보다 이 자리에 여러분을 대표하여 설 수 있게 되어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졸업을 축하해주러 오신 수많은 가족 여러분, 교직원분들, 내외 귀빈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아파트 하나 없는 인구 수천 명밖에 안 되는 작은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것 말고는 특별히 무엇인가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책을 읽고 싶어도 마음껏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도서관이 없었고, 책을 빌리려면 한참 떨어져 있는 시내에 나가야만 했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처음 이 넓은 캠퍼스에 발을 내디뎠던 날의 설렘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꼭 이 학교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원 없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것을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제가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설렘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년이 지났습니다. 바로 어제, 학위복을 받고 천천히 다시 학교를 돌아봤습니다. 우체국 건물에서 기숙사, 카이마루, 스포츠 컴플렉스, 저 멀리 보이는 전산학부 건물, 창의학습관, 도서관, 이어 오리연못에 케이아이 빌딩까지 …… 다양한 수업과 활동을 좋아했던 저는 안 들어가 본 건물이 없습니다. 걸을 때마다 지난 추억과 땀, 노력들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다음엔 꼭 미리 시작해야지’라는 후회와 함께 새하얀 밤을 지새우며 공부나 과제에 매달렸던 순간, 새내기 지도선배를 하면서 신입생 기숙사인 소망관 호실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절, 카이스트 전체에 다양한 음악이 울려 퍼지도록 가을의 축제를 기획하던 순간, 동아리의 회장을 맡아서 마치 그게 인생의 전부인 양 밴드 일에만 몰두하던 순간,
벚꽃이 만개한 4월의 어느 날 노천극장 뒤에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딸기를 먹으며 수다를 떨던 순간, 첫눈이 온 새하얀 캠퍼스에서 반 친구들과 다 같이 뛰어나가 눈 사람을 만들었던 순간, 늦게까지 어은동이나 궁동 어귀에서 이야기하다가 새벽 6시에 꾸역꾸역 엔드리스로드를 걷던 순간도 기억납니다. 이처럼 학교 안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저는 늘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학우 여러분, 여러분에게 이곳은 어떤 곳이었나요?
아마도 이곳은 우리의 모든 열정과 땀을 쏟아부은 곳이자, 좌절과 쓰라린 실패를 맛보았던 곳이기도 하고 기쁨과 환희에 가슴 벅찬 곳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늘 등을 두드리며 용기를 주신 교수님, 결국엔 다 잘 될 거라며 손을 잡아준 친구들, 멀리서 우리를 응원해주신 가족들의 사랑이 함께 스며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응원과 관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보냅니다.
노벨문학상 작가인 영국의 버나드 쇼는 “젊었을 때 10번 시도하면 9번은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일을 10번씩 시도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죠. 돌이켜 보면 저도 7년 동안 안락한 상황 속에 놓일 때마다 늘 과감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혹시 핀란드의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아시나요? 영하 30도까지 내려갑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밥을 해 먹고,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다른 형식의 수업을 듣고, 다른 삶의 방식을 체험하면서 새로운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더 큰 불확실함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바로 ‘무작정 유럽여행’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100명에게 메일을 보내 답장이 온 사람과 만나 그 집에 머물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인 관심사와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써서 100명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며칠 동안 하염없이 답장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이런 ‘무작정 여행’에 회의를 느끼고 포기하려는 순간 첫 번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그 순간의 희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도 이어서 계속 답장을 받았습니다.
만나자는 연락에 기쁨은 잠시, 이내 두려움은 커져갔습니다.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지” “나쁜 사람이면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대사관 전화번호가 몇 번이지?” 수많은 걱정과 불확실함이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걱정은 다 기우였습니다.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의 꿈을 확인해 가다 보니, 여행이 끝날 때쯤엔 그토록 두려웠던 낯설음과 불확실함이 설렘과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설렘과 도전은 이내 아프리카 봉사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봉사활동에 대한 부푼 기대는 도착하자마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모든 계획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준비하느라 잠을 거의 잘 수 없었습니다. 툭하면 샤워하다가 단수가 되고, 이른 저녁에 정전이 돼서 밤하늘에 별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 막막했던 좌절의 순간 저에게 힘이 되었던 것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눈빛이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꼭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당찬 다짐에 오히려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지난 7년 동안 매 순간 전 늘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 또 새롭게 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우리 학교의 핵심 가치 세 가지를 기억하는 분이 계신가요? 바로 도전, 창의, 그리고 배려입니다. 사실 입학할 때부터 이러한 가치를 외우거나 의식하고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졸업을 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니, 저의 대학생활 7년 속에 이 세 가지 가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여러분도 나름대로의 불확실함과 부족함에 당당히 맞섰기 때문에 이 자리에 계실 것입니다. 이곳에서 첫 시험 결과를 보고 좌절한 적이 있진 않았나요? 논문 한 편을 위해 몇 번이고 고치고 또 고치진 않았나요? 며칠이고 한 문제만 가지고 씨름한 적이 있지 않았나요?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며 잠을 설친 적이 있진 않나요? 인간관계가 어렵진 않았나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익숙해지진 않았나요?
중요한 건 그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우린 당당히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낸 경험들은, 분명 우리가 앞으로 겪을 수많은 도전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각자의 무엇인가를 추구하면서 나름의 소중한 가치들을 배웠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너무나 불확실한 세상이지만, 딱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입학할 때의 우리 모습과 지금의 우리 모습은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분명 카이스트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부디 학우 여러분, 이 흐름 그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도전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우리는 더욱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 나갑시다. 이미 이 사회의 변화의 최전선에 우리 카이스트 선후배님들께서 계십니다.
그래서 꼭 한 분 한 분마다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시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름답고 뜨거웠던 이 시절을 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이 결실에 분명 우리의 노력의 비중이 적지 않지만, 소중한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고마운 학교와 나라가 기여했다는 사실도 꼭 잊지 맙시다.
오늘은 정말 뜻깊은 시간이지만, 예전 한 드라마의 대사처럼 아직 우리 인생의 끝은 아니기에, 지금을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전 구글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의 말처럼, 이 문밖에 수많은 로켓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켓이라면 얼른 탑시다. 탔는데, 로켓이 아니라면 얼른 내립시다. 마땅한 로켓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봅시다.
우리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7년간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셔서 저를 위해 무릎 꿇고 기도하신 부모님과, 지난 7년 동안 다양한 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아마 우린 애초부터 만날 수밖에 없는 사이였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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