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비탈리: 샤콘느 - 바이올린의 뜨거운 탄식 | VITALI: Chaconne in G minor | [뮤즈하우스]

#비탈리샤콘느 #Chaconne
비탈리 샤콘느 g단조
리카르도 오드노포소프, 바이올린
하인츠 베를레, 오르간
1950

샤콘느는 원래 17세기 궁정에서 유행한 춤곡입니다. 다른 춤곡들과는 달리 점차 춤을 위한 곡의 기능에서 벗어나 감상과 사색을 위한 음악으로 발전했습니다. 반복되는 저음 위에 변주를 쌓는 형식은 짧고 경쾌한 알르망드나 지그와 같은 춤곡과 달리 장중하고 길이가 길어, 모음곡 안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샤콘느는 독립된 작품으로 발전하며 음악사 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오늘날 사람들은 샤콘느라는 이름에서 바흐의 d단조 샤콘느와 비탈리의 g단조 샤콘느를 함께 떠올립니다.

비탈리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이곡은 오래된 수수께끼를 안고 있습니다. 원전 악보는 전해지지 않고, 19세기 말 샤를리에가 화려하게 편곡한 판본만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어 20세기 초 거장 크라이슬러가 즐겨 연주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더했지만, 정작 이 곡의 원작자는 지금도 논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 덕분에 샤콘느는 더욱 신비감을 얻게 되었고, 연주자와 청중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곡은 기교를 과시하는 곡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들려줍니다. 낮게 반복되는 저음 위에서 바이올린은 긴 선율을 쌓아 올리며 오랜 이야기를 압축한 듯한 드라마를 만들어 냅니다. 어두운 g단조의 긴장 속에서 변주는 거듭되고 불꽃처럼 치열하게 타올랐다가, 마침내 끝 모를 고요 속에 사라집니다. 반복과 변형이 남긴 울림은 단조의 그림자 속에서도 카타르시스를 전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오래 붙잡습니다.

바흐의 d단조 샤콘느가 고독한 기도라면... 비탈리의 샤콘느는 뜨거운 탄식으로 보입니다. 어딘가 닮아 있는 두곡은 늘 나란히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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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해설 및 구성은 ‘뮤즈하우스’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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