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고려편25) - "홍건적의 침입" 고려를 휩쓴 붉은 재앙

역사를 외면하면, 역사는 더 뚜렷한 흔적으로 우리를 되찾는다.

14세기 중반, 중국 원나라의 통치력이 약화되며 백련교를 중심으로 한 농민들이 '홍건적'이라는 이름으로 봉기하였다. 이들은 강남에서 시작해 북진하며 대규모 반란군으로 성장했고, 그 중 일부는 1359년과 1361년 두 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입하였다. 1차 침입에서는 서경까지 점령했지만 고려군의 반격으로 퇴각했다. 2차 침입에서는 10만 대군이 개경까지 함락시키며 공민왕은 안동으로 피신했으나, 고려는 전국적 반격을 통해 개경을 수복하고 홍건적을 몰아냈다. 그러나 승리 후에도 내부 정치 혼란은 심각했다. 총병관 정세운이 피살되고, 안우·이방실·김득배 등 장수들이 제거되었으며, 김용의 반란과 흥왕사의 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최영 등 새로운 무장세력이 부상했다. 한편, 고려는 홍건적이라는 공동의 적을 맞아 원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곧 원의 공민왕 폐위 시도가 벌어졌고, 이성계와 최영이 맞서며 고려의 독자적인 노선을 지켜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