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촉석루에 스민 붉은 절개 – 논개의 마지막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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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촉석루에 스민 붉은 절개 – 논개의 마지막 물결

진주성, 그 푸르른 남강 위에 고요히 서 있는 촉석루. 그곳에는 바람보다 조용한 절개, 꽃보다 붉은 죽음을 택한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논개. 이름 석 자보다 깊고도 뜨거운 이야기가, 그 강물에 스며들어 흐릅니다.

1593년, 임진왜란의 불길이 진주성을 집어삼켰을 때. 7만 진주 백성이 함께 피 흘렸고, 군관민이 목숨을 걸고 성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끝내 성은 무너지고, 왜군은 축제를 벌이며 승리를 노래했죠. 그때 논개는 붉은 비단옷을 입고, 왜군 장수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부드러운 눈길 속에 감춘 것은 분노였고, 웃음 뒤에 숨긴 것은 조국에 대한 마지막 충정이었습니다.

촉석루 아래 의암, ‘의로운 바위’라 불리는 그 자리. 논개는 그 장수를 끌어안고 남강 물결 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목숨으로 나라의 치욕을 씻으려는 선택이었습니다. 꽃잎처럼 스러졌지만, 그녀의 결심은 강물보다 깊고, 바위보다 단단했습니다.

논개의 죽음은 단지 한 여인의 충절로만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짓밟힌 나라의 슬픔, 빼앗긴 이들의 한, 그리고 꺼지지 않는 민초들의 저항심이었습니다. 그녀는 칼 대신 눈물로 싸웠고, 죽음으로 삶을 증명한 사람입니다.

지금도 진주에 가면, 그 바위는 말 없이 흐르는 남강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전합니다. 조국을 위해 꽃처럼 지고도, 별처럼 남은 이름. 논개. 그녀의 붉은 절개는 오늘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피어오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