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KOREA.:촉촉한 운치 속에서 만난 계룡산 갑사의 특별한 인연
Автор: 룰루랄라 짱가
Загружено: 202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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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마곡 추갑사 라더니, 가을의 으뜸이라 불리는 계룡산 갑사를 이슬비가 흔날리는 날에 찾았습니다. 비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사찰의 운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하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이 촉촉함이 갑사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거든요.
갑사로 향하는 길은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푸른 터널 속을 걷는 듯했습니다. 빗방울이 나뭇잎을 타고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며칠간 내린 비로 불어난 계곡 물소리가 정말 시원하게 귓가를 때렸습니다. 세속의 번잡함이 이 소리에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목, 삼성각 안 정좌를 하고 어린 친구가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과 함께 기도를 하는 중이었겠죠. 스마트폰이나 장난감 대신, 빗물이 고인 돌바닥과 먼 산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인상 깊었습니다. 낯선 곳의 낯선 풍경 앞에서 아이가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마치 작은 도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대웅전 앞에서는 또 다른 어린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불단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는 중이었습니다. 서툰 동작이었지만, 이마를 땅에 닿을 듯 깊이 숙이는 그 모습에서 진심 어린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절을 마치고 일어나 합장한 채 잠시 눈을 감고 서 있는 모습은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종교적 경건함이 묘하게 어우러져 가슴 뭉클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을 따라 절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거나, 혹은 자신만의 소원을 비는 중이겠죠.
이슬비가 내리는 갑사에서 만난 두 어린 친구의 모습은 이번 방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친구는 자연의 운치 속에서 사색하는 듯했고, 다른 친구는 경건한 마음으로 신앙을 배우는 듯했죠.
촉촉한 숲길, 시원한 물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맑고 순수한 두 아이의 모습. 가을 갑사는 비록 단풍의 절정은 아니었을지라도, 그 어떤 계절보다 깊고 아름다운 운치와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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