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샌프란시스코! IT 산업에 최적화…거리에도 첨단 기술 / YTN 사이언스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학도시,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느 도시로 떠나볼까요?

[기자]
오늘 둘러볼 도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IT 기업들이 몰려있는 도시입니다. 기후와 지리적인 이점이 있어 IT 산업이 번성할 수 있었던 첨단 과학도시입니다. 어디인지 말씀드리기 전에 준비된 영상 보시고, 어디인지 감을 잡아보겠습니다.

①화창한 날씨·낮은 습도…IT 산업 번성에 최적화
②스탠퍼드·UC버클리 등…인근에 명문대 인력 가득!

[기자]
영상을 보시고 예상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오늘의 과학도시는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서부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만에 위치한 도시인데요, 일 년 내내 쾌적한 기후를 자랑하고요, 인근에 명문대가 즐비해서 아주 고급 인력도 풍부한 도시입니다.

[앵커]
샌프란시스코는 과학도시, 그중에서도 IT에 특화된 IT 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 세계적인 기업도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기업이 있나요?

[기자]
일단 샌프란시스코에는 우버와 트위터, 드롭박스 등이 본사를 두고 있고요.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 도시인 마운틴뷰에는 구글, 쿠퍼티노에 애플, 멘로파크에 페이스북, 로스가토스에 넷플릭스 등 유수 IT 기업들이 몰려있습니다. 또 산타클라라에는 인텔과 AMD,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와 하드웨어 기업도 있습니다. 이렇게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에 IT 기업들이 몰려있는 곳을 실리콘밸리라고 하는데요, 포춘 선정 1,000대 기업에 속하는 거대 IT 회사 서른 곳이나 이곳에 위치 하고 있고요, 이밖에 벤처 기업 수천 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알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미국 내 모든 벤처 투자금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가 여기 샌프란시스코에 몰릴 만큼 이곳은 유니콘 기업들의 성지라고 불립니다. 이렇다 보니 삼성과 SK하이닉스, 화웨이, 후지쯔, 노키아와 같은 비미국계 글로벌 기업도 이곳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두고 있고요, 자동차 회사들, 예컨데, BMW와 벤츠, 테슬라, 포드, GM까지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이곳에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엄청난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도시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이렇게 첨단 산업의 대명사인 실리콘밸리가 조성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복합적인 배경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요, 샌프란시스코 만, 팔로알토 바로 옆에 있는 스탠퍼드 대학교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대는 1940년대부터 학교 차원에서 창업을 촉진했고요, 그러면서 졸업생이 벤처기업을 만드는 게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때 스탠퍼드 졸업생들이 휴렛 패커드, HP를 비롯한 전자 기업을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에 창업해서 크게 키운 겁니다.

현재 전자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양극성 트랜지스터'가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됐는데, 이후 더 많은 전자 기업이 이 일대에 들어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탠퍼드만 말씀드렸지만, 프란시스코 주변에는 UC 버클리와 칼텍이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공대, UCLA 등도 있어서 인재풀이 어마어마합니다. 인재 채용에 용이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리콘밸리에는 길리어드 사이언시스와 암젠, 바이오젠과 같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들도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산악협력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어떤 점들이 실리콘 밸리가 수십 년간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을까요?

[기자]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전자 산업 단지를 더 공고하게 조성하기 위해서 전자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고요, 고용 계약서에 비경쟁 조항을 넣지 못하도록 하는 특수한 환경도 조성했는데요, 비경쟁 조항이라는 건 고용주들이 영업비밀과 기술경쟁력 보호를 위해서 직원들이 퇴사한 이후에 최소 1년간 관련 업계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인데요,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기존 회사에서 실천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로 새 회사 창업 할 수 있게 돼서, 혁신 IT 기업들이 만들어지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스탠포드 졸업생들이 벤처 기업을 만드는게 또 시작이었지만, 주 정부도 큰 역할을 한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데 이 지역의 날씨가 굉장히 쾌적한 데 전자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요?

[기자]
네, 기후 요인도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전자기기는 습기에 취약한데, 습기가 회로에 스며들어서 기기 수명을 단축하고 고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은 비가 적고 서늘합니다. 겨울은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지만, 비가 주로 몰아서 내리기 때문에 역시 맑은 날이 긴 편입니다. 평년 통계를 보면 1월 평균 최저 8도, 7월 평균 최고 20도 언저리인데, 1년 내내 서울의 3∼5월 날씨를 보이는 겁니다. 한국과 위도가 비슷한데도, 이 정도 날씨고, 만을 건너면 바로 나오는 캘리포니아 내륙과도 달리 폭염의 문제 없이 연중 에어컨 켜 놓은 듯한 날씨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쾌적한 도시네요. IT 기업들이 많은 만큼 거리에서도 첨단 IT 기술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지 시각 지난 10일 자율주행 택시, 이른바 '로보택시'의 24시간 운행을 허용했습니다. 보조 운전자 없이 완전히 무인으로 운영되는 유료 택시 서비스가 24시간 허용되는 건 샌프란시스코가 세계 최초입니다. 이에 따라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 차량은 날씨와 상관없이 무인으로 시속 약 105㎞로 주행할 수 있게 됐고요, GM의 크루즈 차량은 날씨가 좋은 날에 한해서 시속 약 56㎞로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택시 업체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역사적인 이정표'라면서, 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특히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캘리포니아 주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샤론 지오비나조 / 시각장애인 단체 : 무인 자율주행 택시는 저 같은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저는 24년간 앞을 볼 수 없었고, 운전을 아예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차별 없이 문에서 문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안내견과 함께 택시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외되기 마련이었습니다.]

[기자]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에 사고 위험이 여전히 있다는 주장이고, 속도 제한 등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소방차나 앰뷸런스 운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 불편과 안전 문제를 들면서 반대하기도 하고요,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며 격하게 반대하고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존 택시 운전자들과 대중교통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자율주행 차량 위에 주황색 고깔을 올리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스티브 젤터 / 노동 변호사 : 자율주행 택시가 길을 막아서 누군가 죽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자율주행 택시로 인한 사망을 누구에게 책임 지울 겁니까?]

[에드워드 에스코바 / 노동자 단체 : 거대 테크 기업의 자본이 이익을 위해서 우리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는 겁니다. 그들은 사람보다 이익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슬픈 일입니다.]

[기자]
이렇듯 로보택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샌프란시스코는 첨단 기술의 요람이면서도, 첨단 기술로 인한 부작용과 반발도 가장 먼저 나오고 있는 도시이고요, 실리콘밸리를 주변으로 수많은 기업이 세워지고 번성하고 없어지는 활발한 첨단 과학도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말 IT로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요즘, 시대의 중심인 샌프란시스코가 아닐까 싶은데요. IT 하면 우리나라를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샌프란시스코를 넘어선 대한민국 IT 도시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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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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