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 송기란 초대개인전 『자필자각 (自筆自刻)의 미학과 휴머니즘』2025.11.19 - 11.24 지아트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17 신상빌딩 6층

旨炫 송기란(宋基蘭)/ Song Ki Ran

• 2025 G-ART갤러리 초대개인전(서울)
• 2022 제25회 ‘소품 인테리어서’전 국제 대상 수상(일본)
• 회원전 19회, 국제교류전 8회
•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작가(현대캘리)
대한민국 소품서예 문인화대전 초대작가
한국서도협회 대전충남지회 초대작가

•현) 한국미술협회 회원(전통미술공예분과)
한국전통서각예술협회 회원
고마나루 서각 회원


🌿 작가 노트
2015년 여름,
주민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글씨를 따라 쓰는 즐거움에 빠졌지만, 어느 순간 한계와 식상함이 찾아왔다.
글씨만 써놓은 종이를 바라볼수록 왠지 허전했다.
그 허전함을 채워보고자 수채화, 수묵화 등 여러 그림을 배워보았지만,
심화 단계로 들어갈수록 벽에 부딪히곤 했다.
끈기 부족 탓인지, 그만두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 글씨조차 완성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림과 어울릴 수 있을까?”
그때부터 ‘내 글씨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 무렵 우연히 ‘붓놀이야’ 밴드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현대 서각 수업 공지 소식을 접했다.
그 길로 지방인 청주까지 매달 한 번씩 2시간 넘는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그날만큼은 여행을 떠나는 듯 마음이 설렜다.

서각(書刻)은 글과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예술이다.
처음엔 단순히 글씨를 새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남의 글씨를 사용할 수 없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결국 ‘내 글씨’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곳이 ‘묵재’였다.
그곳에서 내 글씨를 찾는 법을 배우며 비로소 나만의 서체, 나만의 호흡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7~8년.
여전히 글씨는 마음처럼 늘지 않고, 창작의 벽 앞에서 수없이 멈춰 서기도 했다.
“깨자, 깨보자.”
스스로 다짐했지만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다시 돌아온 길은 ‘전통 서각’이었다.
안성으로, 또다시 여행하듯 배우러 다니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틀 안에서만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캘리그라피와 서각을 병행하던 시절, 시간과 비용의 부담으로 결국 캘리를 내려놓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진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았다.

지금은 묵재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인연들, 그리고 선배 작가들의 응원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서각 작품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느리지만,
내가 꿈꾸는 ‘자필 자각(自筆自刻)’ 즉 내 손으로 쓰고, 내 손으로 새기는 길.을 향해 오늘도 판재를 친구삼아 한 획 한 획, 새김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