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명사특강》 : 류달영의 재건국민운동과 덴마크 모델

류달영은 한국 현대사에서 독특하면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임에도 그 가치만큼 대중적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류달영은 자신의 삶에서 절대적 존재였던 스승 김교신으로부터 무교회주의 기독교를 전수했다. 일본의 기독교 반전(反戰) 사상가 우치무라 간조의 무교회주의는 그의 한국인 제자 김교신을 통해 조선으로 유입되었는데, 김교신의 수제자 류달영도 우치무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런데, 류달영은 일반적으로 무교회주의가 보여주는 종교적 성격을 넘어 국가적 단위에서 매우 큰 규모의 실험을 전개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류달영의 중요성은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1961년 5.16으로 정권을 잡은 군부의 중요 플랜이었던 재건국민운동을 류달영이 이끌게 되면서, 류달영은 한국사회 지식인들 사이에서 사회개조모델로 그전부터 주목되었던 덴마크 모델을 실제로 현실화하려 했다.

류달영의 실험은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으나, 이후 한국사회의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 특강은 류달영 선생 20주기를 기념하여, 실제적인 중요성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류달영의 사상과 행적을 다시 살펴봄으로써 그의 족적이 대한민국 발전에 남긴 의미를 차분히 가늠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