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빠르게 나아가려 해도🌙발이 푹푹 빠지도록 두터운 눈길 [홀로 걷는 겨울의 숲] asmr 앰비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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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텁게 쌓인 눈 위로 발이 푹푹 빠진다. 아무리 빠르게 나아가려 해도 좀처럼 속도를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주변 어디를 봐도 온통 눈밭이거나 눈이 쌓인 나무들 뿐이다. 걸음을 멈추고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양 손을 꺼내 펼쳐본다. 차갑게 언 손바닥 위로 금세 눈송이가 내려앉는다. 고개를 조금 돌리니 양 어깨에도 어느새 눈이 쌓이고 있다. 다시 손을 넣고 걸음을 재촉한다. 누군가 앞서 걸어간 흔적이 보인다. 사람이 간 자리에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 얼음이 맺혔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살얼음을 밟자 퍽 유쾌한 소리가 텅 빈 숲을 울린다. 족쇄가 걷힌 듯 가벼운 걸음이다. 일종의 위안인 셈이다. 나만 걷는 길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혹은 단순히 걸음이 편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 발자국을 따라 걷다가 갈래길을 만난다. 앞선 이가 걸어간 길이 보이고, 아무도 걷지 않아 더욱 두터운 눈밭이 된 길이 보인다. 나는 잠시 서서 주저하다 이내 발걸음을 옮긴다.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은 고개를 저어 흩어낸다. 깊이 생각하면 힘이 든다. 그저 계속해서 걸어나가면 그만일 테다.


발이 푹푹 빠지도록 두껍게 쌓인 눈길, 고요한 바람이 부는 숲속, 나뭇잎과 어깨 위로 눈이 내리는 소리.

* *


:)




BGM info
Temple of Time (The legend of Zelda OST)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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