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시들지 않는 꽃 - 황윤현/시집 - 곤지곤지 죔죔/영애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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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황윤현 /시들지 않는 꽃/


몇 해 전
산책길 노란 꽃 무더기
엄니 보고 웃었지

한 움큼 꺾어 화병에 입양하고
노란 화원이 된 식탁은
엄니를 기쁘게 했어

며칠 지나자 스멀스멀
냄새가 나는 거야
퇴비 밭에서 밥 먹는 느낌이었지

화병 씻으며 몇 번씩
헛구역질하게 만든 그 꽃
이름도 앙증맞은
애기ㆍ똥ㆍ풀

유리창 저편
웃음 잊어버린 엄니
전화기 너머 똥풀 얘기에
일 년 반, 처음 웃어주셨지

내년에도 애기똥풀
내 손에서 피어날 거고
엄니 눈동자에 피어날 거고
시들었던 웃음꽃 피어날 거고



2022. 황윤현 시집 『곤지곤지 죔죔』 모던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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