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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찰나의 깨달음을 낚아 영상에 담아온 사진포교의 대가 관조스님 열반 16주기를 맞아 부도탑비가 조성됐습니다.

관조스님의 수행 포교 정신을 상징하는 카메라 렌즈가 각인된 부도 형상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서일영 기자입니다.

[기자]
조사 스님 부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낯선 눈동자 모양이 대중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커다란 바위 덩어리 상단 네모난 테두리와 그 안 동그라미는 카메라와 렌즈를 형상화한 모습.

왼쪽 글귀의 '관조당'이 눈에 들어오자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사진 예술을 깨달음과 중생구제의 방편 삼아 수행과 포교의 새 길을 개척했던 관조당 성국스님.

관조스님 열반 16주기를 기념해 진행된 부도탑비 제막식에서 맏상좌 승원스님은 "스승의 뜻을 기리기 위해 카메라 렌즈와, 카메라 본체를 부도에 새겨 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스승이 유작으로 남긴 20만 점 사진 작품을 엄선해 펴낸 유고집 '관조'를 탑전에 봉헌하자 추모 열기가 달아올랐습니다.

[승원스님 / 가평 백련사 주지: "저희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늘 스님의 모습이 보이고, '좀 잘 살라'는 견책의 말씀이 늘 귓가에 맴돕니다. 돌아가실 때 손을 잡아들이면서 약속을 드렸던 '사진집을 꼭 내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약속했었습니다. 앞으로도 스님의 가르침 잊지 않고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200여 사부대중은 함께 제막된 탑비 비문을 보고 들으며 사진 예술의 한길로 불법을 전했던 선지식의 일생을 공유했습니다.

외국 도서전에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책 100선'으로 선정될 정도로 호평받은 사진집 '사찰 꽃살문'...

이외에도 생, 멸, 윤회 등 수많은 작품집을 남긴 스님의 발자취는 한국불교의 미래가 달린 영상포교 시대를 앞서간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정수스님 /봉선사 전 주지-비문 낭독 中: "승가 수미단 대웅전 사찰꽃살문과 같은 작품집은 사라져 가는 한국 불교문화 유산에 대한 소중한 기록으로 남았다. 많은 대중들이 스님의 사진 속 부처님의 청정법신과 장광설에 찬탄하고 희열했으며 그 좋아함 또한 날로 늘어갔다." ]

함께 진행된 관조스님 16주기 추모 다례제에 참석한 원로회의 부의장 일면스님과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 구룡사 회주 정우스님 등 스님들은 영전에 꽃을 올리며 함께했던 시간을 추모했습니다.

[현문스님 / 통도사 주지: "사진 예술이라는 것이 얼마만큼 힘든지를 스님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사진예술은 한 컷을 찍기 위해서 반나절 하루를 할애하면서 그 무거운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또 함께했던 스님들이 사진에 나오면 재미가 없으니까 먼저 앞장을 서서 걸어 다니면서 찍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것도 보통 수행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

"담백하지만, 너무 아름다워서 충격적"이라는 스님의 사진에 대한 평가 처럼 평생 공직을 멀리하며 사진 포교에만 몰두했던 관조당 성국스님.

찰나의 깨달음을 렌즈에 담으며 묵묵히 사진 어록을 편찬해온 스님의 정신은 독특한 형상의 부도탑비에 한가득 담겼습니다.

BBS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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