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서사 기록12 – 아기귀: 불길 속에서 태어난 아이 | 실화처럼 기록된 한국 괴이 다큐》

📖 이야기 요약

그 마을은 산이 집을 막고 있었다.
사방이 흙으로 둘러싸여, 바람이 돌지 않는 땅.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곳을 **“묘골”**이라 불렀다.
무덤이 많은 골짜기라는 뜻이었다.

그 골짜기 끝에 새로 지은 집 하나가 있었다.
1983년 봄, 도시에 살던 젊은 부부가 그곳으로 내려왔다.
남편은 공무원이었다.
부서 이동으로 인사 실패를 겪고,
도시를 떠나 조용히 살자는 생각이었다.

이상한 일은 첫날 밤부터 시작됐다.
집 안 공기가 돌지 않았고,
안방 벽지에선 붉은 실 같은 가느다란 선이 스며 나왔다.
새로 들인 아기 요람이 스스로 흔들렸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짧은 숨소리가 들렸다.

둘째 날, 마당 흙에서 탯줄 같은 줄기가 나왔다 사라졌다.
세째 날 새벽, 부부는 동시에 깼다.
문틈 너머로 “응… 으응…” 하는 낮은 울음이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람은 비어 있었다.

그 후로 밤마다,
안방 벽은 미세하게 숨을 쉬었고,
바닥을 기어 다니는 붉은 실은 점점 굵어졌다.
벽지 속에서 작은 손이 튀어나왔다 사라지는 걸
아내만 보았다.
남편의 손목에는 모르는 바늘자국이 생겼고,
자고 나면 새 봉합 자국이 늘어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거긴 묘골이라, 태(胎)가 오래 눌어붙은 자리”라고.
“한 번 끊긴 건, 다시 묶어 달라고 밤마다 부른다”고.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아기귀(兒鬼)’**라 불렀다.
태어나지 못한 울음, 불길이 꺼져도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
그리고 아이를 되찾기 위해 산 자의 살을 꿰매는 혼.

🎧 시리즈 소개

《밤의 서사》는
한국 각지에 기록된 실화 기반 괴담과
잊혀진 전통 설화를
라디오 내레이션 형식으로 복원하는
실화형 공포 다큐 시리즈입니다.

태어나지 못한 아이의 울음.

소리로 남은 공포,
기록으로만 전해진 실화.
우리는 그날의 불길 속 울음을 다시 듣습니다.

🕙 업로드 일정
매일 밤 10시
🎙️ 제작 : 밤의 서사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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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집터 근처에서 들린 소리,
텅 빈 요람의 흔들림,
혹은 꿈속에서 들린 낯선 아기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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