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만에 베일 벗은 신라 왕궁터 / YTN

[앵커]
신라 천 년을 함께한 왕궁이 베일을 한 꺼풀 벗었습니다.

경주 월성의 시험 발굴을 통해 왕궁의 흔적을 찾았고, 이제 본격적인 발굴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윤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작은 돌들이 원을 그리며 동그랗게 모여있고, 그 위로 묵직한 초석이 올라가 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 때 집을 지으려고 기초를 쌓은 흔적입니다.

이런 기초들을 살펴보니 건물 6동이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건물은 길이 28미터, 폭 7.1미터로 넓이가 200제곱미터나 되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60평 아파트와 같은 크기입니다.

이렇게 40센티 미터 정도 흙을 들어내자 통일신라 시대 때 만들어진 건축물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건물 옆으로는 배수로가 만들어져있고, 담장을 쌓았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이곳에서 나온 기와는 통일신라 초기인 서기 679년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고, 이 보다 더 이른 삼국시대 토기와 기와도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심영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경주 월성은 신라 문화사를 연구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굴 조사에서는) 표토층만 걷어낸 상황인데 대부분이 고신라, 통일신라 유물들이 대부분 나오고 있습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부터 경주 교동 석빙고 주변 5만 7천 제곱미터를 시굴했는데, 이번 성과를 근거로 본격적인 발굴을 벌일 계획입니다.

[인터뷰:심영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이번주 문화재 위원회에 이 내용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서, 다음주부터는 정밀 발굴 조사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발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신라 천년의 왕궁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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