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권한대행 체제' 대구, 사업 제동·차질 ‘줄줄이’ [2025 결산] / KBS 2025.12.24.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연말 기획, 오늘은 초유의 권한대행 체제를 보낸 대구시의 1년을 짚습니다. 홍준표 시장의 사퇴로 대구시 핵심 정책들은 동력을 잃거나 뒤바뀌며 큰 혼란을 겪었는데요. 최보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임 2년 10개월,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前 대구시장/지난 4월 11일 : "신념 하나로 보낸 3년이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굵직한 현안들은, 권한대행 체제 앞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TK 신공항 재원의 돌파구로 밀어붙였던 공자기금 융자는 비현실적인 안으로 드러났고, 국가 주도 추진 등의 대안이 등장했지만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30년 숙원인 취수원 이전도 홍 전 시장이 구미 해평 합의를 뒤엎고 안동댐으로 급선회한 이후, 갈등만 낳은 채 멈췄습니다.

[하병문/대구시의원/지난 9일/시의회 정책질의 : "시민들이 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 신뢰성이 무너졌다고 봅니다. 사업이 예를 들어 취소되거나 추진하다가 흐지부지되거나…."]

이른바 '홍준표식' 개혁 정책들은 속속 원상복구 수순을 밟았습니다.

공직사회 경쟁력 강화를 노렸던 공공부문 채용 거주지 제한 폐지는 지역 청년 역차별 논란에 시행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방채 발행 중단 방침도 재정난을 이유로 백지화됐고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역시 시장 퇴임과 동시에 흐지부지됐습니다.

공공기관 통폐합은 행정 비효율이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역점 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한 전담 부서도 제 기능을 못 했다는 지적이 뒤늦게 터졌습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홍준표 시장이 무너뜨린 대구시정 체제가 그대로 지금 이어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사임 이후에 바로잡아야 되는데 그 바로잡는 과정이 굉장히 더디고…."]

진통 속 출범한 새 정부는 대구시에 또 다른 과제를 던졌습니다.

인공지능 대전환과 5극 3특 중심의 국가 균형성장 등 정부의 새 기조에 맞춘 신속한 정책 전환을 요구받는 상황, TK 신공항 재원 마련 등 교착에 빠진 현안을 풀기 위한 정치력도 필요합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잃고 각종 정책의 교착 상태를 겪은 2025년 대구시, 올해 겪은 진통을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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