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울리는 거리 뒤편…생존 건 '한파와의 사투' [MBN 뉴스7]

【 앵커멘트 】
크리스마스 캐럴이 곳곳에서 들리며 설레는 연말이지만, 한파에 거리에서 생존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할 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노숙인들인데요.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회복지사들을 최민성 기자가 동행취재 했습니다.


【 기자 】
보온 가방에 핫팩과 각종 먹거리를 가득 담습니다.

불룩해진 가방을 어깨에 메고 사회복지사들이 향하는 곳은 서울역 인근 텐트촌입니다.

▶ 인터뷰 : 오효진 /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물품 지급이라든지 아니면 건강상태 같은 것들 확인하려고 가고 있습니다. 텐트 설치돼 있는 것만 18~19개 정도 있고요."

텐트와 천막, 나무판자를 덕지덕지 이어 만들어진 작은 마을, 그나마 안심이 되는 건 고가도로 덕에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장음)
"선생님 계세요? 다시서기입니다."

핫팩과 귀마개를 나눠주지만 코앞에 닥친 한파와 사투를 벌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서울역 텐트촌 노숙인
"온수를 갖다가 12시 한 10분에서 30분 사이에 갖다줘요. 수건에 감아서 자면 아침까지 따뜻하거든…."

남대문 지하도 노숙인들의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종이상자로 만든 벽과 우산으로 지붕을 덮은 곳에서 근근이 추위를 버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남대문 지하도 노숙인
= "처음에 나와서 3개월, 그게 한 4년 돼가요. 이번에는 2주가 넘었어요."
("나이는 어떻게 되세요?")
= "지금 84살."

▶ 스탠딩 : 최민성 / 기자
"이곳에는 옷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요. 노숙인들은 장사를 준비하는 새벽 4시쯤 물러났다가 가게를 닫는 오후 3시에 다시 모이기 시작합니다."

센터에서 단기 거주를 비롯한 각종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마저도 불편하다며 거절하는 노숙인들이 상당수입니다.

사회복지사들은 언젠가 노숙인들이 맘 편히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하루 6번씩 찾아다니며 친분을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완수 /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보건소에서 설득을 해도 안 됐던 분이 결핵이 심해지면서 센터를 찾아오게 됐고, 저희의 설득으로 잘 치료받고 계시고…."

여전히 1만 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50개월 넘게 거리 속에서 추위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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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래범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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