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TV: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시대를 초월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황순원 단편집 「기러기」
Автор: 황순원문학촌소나기마을
Загружено: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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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초월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황순원 단편집 「기러기」 ]
황순원 작가의 단편집 『기러기』(1951.8.15. 명세당)에는 열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일제의 태평양전쟁과 한글말살정책이 극에 달하던 시기에 써낸 작품들입니다.
작가는 활자화를 기대할 수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한글로 작품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신의 처지처럼 열네 편의 작품이 어떻게 그 암울한 시기를 견디고 세상에 나왔는지 '책머리에'에 자세히 밝혀놓았습니다.
여기 모은 작품들은 내 첫 창작집 『늪』(『황순원단편집』의 개제) 이후 8·15까지 이르는 동안, 그러니까 『목넘이마을의 개』 이전까지에 된 작품들입니다.
그 중 「별」과 「그늘」만은 해방 전에 햇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마는 그 밖의 전 작품이 그냥 어둠 속에서 해방을 맞이하였습니다.
… (중략) …
무어 그렇게 훌륭한 것들도, 자랑할 만한 것들도 못될 것 같습니다. 그저 나대로 꽤 아끼고 사랑해오는 작품들이기는 합니다. 그것은 내가 이것들과 같이 어두운 한 시기를 살아온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되는대로 석유상자 밑에나 다락 구석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기는 했습니다. 그렇건만 이 쥐가 쏠다 오줌똥을 갈기고, 좀이 먹어들어가는 글 위에다 나는 다시 다음 글들을 적어 올려놓곤 했습니다. 그것은 내 생명이 그렇게 하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중략) …
그렇게 명멸하는 내 생명의 불씨가 그 어두운 시기에 이런 글들을 적지 아니치 못하게 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내가 이런 글들이나마 적음으로써 다름 아닌 내 명멸하는 생명의 불씨까지를 아주 스러뜨리지는 않을 수 있었다는 걸 여기 말해둡니다.
'책머리에' 중에서
작가는 엄혹한 시대에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살려보고자 잿속을 한번 더 헤집는 간절한 마음으로 한글을 고집한 작품을 써내려갔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표제작 「기러기」입니다. 1942년 봄에 쓴 이 작품은 삶의 터전에 발붙이지 못하고 철새처럼 떠돌아 다녀야 했던 우리 민족의 비참한 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쇳네는 무식하지만 선량하고 우직한 인물입니다. 누구나 시대 혹은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 없듯이 쇳네도 태어났기에 그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밖에 모르는 꼬장꼬장한 아버지와 문제 많은 오빠들과 같이 살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짝지어준 남자와 결혼하여 그날그날을 살아냅니다.
쇳네는 아버지가 데릴사위로 정해준 남편이 그저 무섭고 싫기만 했다. 아버지가 시키는 일이니 따랐을 뿐, 그리고 보아하니 아무개도 그랬으니 자기도 그럴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밤이면 남편과 한자리에 들었을 뿐. 나이 열다섯에.
… (중략) …
게으른 남편의 몫까지를 대신하듯이 부지런히 일을 했다. 들일은 물론 산에 가 나무까지 해왔다. 그리고는 모자라는 양식은 자기의 품삯을 미리 낟알로 바꾸어왔다. 그러나 쇳네는 통 아버지한테는 가지 않았다. 그것은 요새 와서 갑자기 늙어 뵈는 아버지나 여러 조카를 데리고 고생하는 올케에게 자기네의 일로 해서까지 괴롭히고 싶지 않은 때문이라기보다도 그저 그러기가 싫었다.
이런 쇳네가 어느날 자기의 몸이 보통 몸이 아니고 태중이라는 걸 알았다.
쇳네는 다들 나 몰라라 하는 병든 아버지를 끝까지 보살피다가 결국 떠나보내고, 팔삭둥이 아이를 낳게 됩니다. 아이에겐 관심도 없고 밖으로만 돌던 남편은 남의 쌀을 훔쳐 달아난 뒤 끝내 만주로 떠났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여기서 남편의 모습은 당시 우리 조국의 현실과도 같습니다. 안식처의 역할은커녕 백성들을 피폐한 삶으로 몰아가고 폭압까지 가하는 모습입니다. 그 와중에도 쇳네는 다 죽어가는 팔삭둥이를 애지중지 살려내고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굶어가며 죽자고 일합니다.
이때까지 쇳네의 삶은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그저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아버지가 시키니” 따르고, “아무개도 그랬으니 자기도 그럴 밖에 없다” 여기며 산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 ‘아이’로 인해 쇳네는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기에 이릅니다. “자기에게는 무섭고 싫은 남편이건만 애에게만은 아비 없는 자식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남편을 찾아 만주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아이는 쇳네가 자각한 삶을 살도록 하는 원동력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남편’을 찾아주는 일은 후손들에게 ‘잃어버린 조국’을 찾아주는 것과도 같지요.
그런데 만주에 간들 남편을 만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남편이 자신과 아이를 반기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럴지라도 작가는 “이 밤은 얼마나 깊었는지, 어디서 봄기러기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합니다. 암울한 시대의 밤을 뚫고 날아가는 봄기러기처럼, 만주로 향하는 쇳네와 조국의 앞날에 희망의 빛이 깃들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주인공 쇳네를 보면 답답하여 가슴을 치다가도 이내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선택의 여지없이 시대와 상황에 놓이게 된 쇳네나 오늘날 우리나 그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이 시대에 얼마나 깨어 있으며, 얼마나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오시면 시대를 초월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기러기』 초판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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