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별하나시낭송협회콘서트

별 하나의 빛으로 피어나는 청주 "별하나시(詩)낭송협회" 콘서트
4인 4색(四人四色) 시낭송 콘서트가 남긴 울림

밤하늘의 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존재가 있다. 시를 말(言)과 음성(音)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이가, 바로 ‘시낭송가’들이다. 청주 별하나시낭송협회는 이러한 예술적 소명을 품고 올해로 여덟 번째 정기공연을 열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청주상당교회 비전아트홀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는 별하나 시낭송협회 주관, 충북문화재단 후원으로 진행됐다. 공연의 주제는 ‘4인 4색’. 도종환·문병란·정호승·이생진 시인의 작품 세계를 각기 다른 목소리와 감성으로 풀어낸 문학 콘서트였다.


진행은 성우 목소리 소유자 권영희 씨가 맡았다. 시가 쓰인 시대적 배경과 작품의 의미를 명료하게 풀어주며, 낭송의 감동을 한층 깊게 만드는 ‘설명형 사회’로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박성현 별하나시낭송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충북을 대표하는 도종환 시인, 민족·저항의 문병란 시인, 국민시인 정호승 시인, 그리고 96세로 별세한 섬 시인 이생진 시인의 시 세계를 청각의 언어로 만끽하길 바란다”고 의미를 전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축사에서 “혼탁한 사회 속에서도 시가 한 줄기 빛이 되고 한 줌 소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오늘의 시 콘서트가 오래 기억될 깊은 울림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파트인 도종환 시 세계에서는
황길순의 「다시 피는 꽃」, 민경임의 「귀가」, 윤현수의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등이 낭송됐고 이어 인터미션(intermission) 부분에서는 소프라노 이서희가 「꽃잎」을 부르며 무대의 감성을 잇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문병란 시 세계에서는
예수옥의 「조선의 어머니」, 오용군의 「희망가」, 민소희의 「호수」 등이 무대에 올랐고 인터미션(intermission)시간에는 팬플루티스트 계석일 씨가「O Holy Night」과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2곡을 연주하며 관객의 감성을 불어 넣었다.



세 번째 정호승 시 세계에서는
임수현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 송지현의 「임진강에서」, 고영만의 「순대국을 먹으며」 등 일상의 체온을 담은 작품들이 이어졌는데 인터미션(intermission)부분에서는 소프라노 이서희가 다시 무대에 올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노래를 부르자 콘서트홀은 순식간에 별하나의 무대에 머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마지막 이생진 시 세계에서는
홍춘녀의 「아내와 나 사이」, 오형선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강옥의 「내가 백석이 되어」 낭송으로 공연이 마무리됐고,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단체 사진으로 막을 내렸다.

필자는 별하나시낭송협회(회장 박성현) 시낭송인들의 시낭송을 관람하면서 그들에게 "시를 되살리는 사람들" Poetical Artist 라는 호칭을 붙혀 보기도 했다.
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지만 모든 시가 살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종이에 고정된 언어를 다시 호흡하게 하는 것은 낭송가의 목소리(몫)이다. 노래는 가수에 의해서 불려질 때 노래가 되듯, 시도 낭송가에 의해서 낭송될 때 비로소 ‘시(詩)’가 된다.
필자는 청주 상당교회 비전아트홀에서 펼쳐진 별하나시낭송가들의 몸짓·음성·감정에서 가을의 마지막 잎새처럼 따뜻한 떨림을 보았다. 시인의 세계관을 청중의 감각으로 옮겨놓는 이 작업은 단순한 낭독이 아니라 예술적 창조였다. 칼럼 필자로서 이들에게 ‘포에티컬 아티스트(poetical artist)’라는 호칭을 붙여주고 싶었다.

AI 시대, 왜 시낭송이 필요한가? 라는 궁금증도 풀어보았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데이터가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인간의 감성과 영적 건강은 약해지게 되어 있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단순함, 마음을 쓰지 않는 고독은 인간의 뇌를 더 빠르게 퇴보하게 만든다.
앞으로 인간은 AI챗봇에 의지하는 횟수가 많아 질수록 알츠하이머 질병에 걸릴 확율이 높아질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시낭송가를 감정 회복·정서적 안정·영적 치유의 예술가라고 불러야 할것이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만의 감정 언어가 시낭송가 가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메말라가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내면까지 침투할 것이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다가오는 병오년, 청주 "별하나시낭송협회"의 왕성한 활동을 성원하며 별하나시낭송협회의 작품 활동이 지역을 넘어 더 넓은 무대에서 울림을 확장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