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병시절 152 - 육사출신 소대장 이야기 2 (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양구, 철혈대대, 구암리, 봉화산, 군복무담, 군대이야기,)
Автор: 예비역병장(동그레)
Загружено: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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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병시절 152
육사출신 소대장 이야기 2
1982년 8월 31일에 취임한 육사출신 소대장 정아무개 소위는 내가 보기에 신사였습니다.
군인이 저래도 될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매사가 조용했고 점잖고 신중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야전형 지휘관이라기보다 문민형으로 책 읽기도 좋아했고, 무엇보다도 사병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사병들 개인 상담 뿐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나 가정사에 대한 것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해주고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 장교들이 사병들과는 사적인 대화를 잘 나누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사병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러나 정소위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비록 우리 소대장은 아니었지만 나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내가 책을 좋아하니까 자기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에 대한 소개도 해주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조언도 해 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한번은 자기의 가정 이야기도 해줬습니다.
그는 부산 기장출신으로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께서 고생하시며 자녀들 뒷바라지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생하시는 어머니께 효도하기 위해 육사에 진학했고 앞으로 야전지휘관으로 성공해서 어머니께 보답해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야전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미지이지만 속으로는 남보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친화력을 가지고 부대를 지휘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외유내강형의 멋진 지휘관이 될 것 같았지요.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군인으로 출세하려면 야전지휘관이 되어야하지만 미군 같은 경우는 야전지휘관보다는 군수분야를 최고로 친다. 미국이나 서양에서는 군수에 관련된 지휘관들이 승진도 빠르고 군대 내에서 위상도 높다.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야전지휘관으로 성공하기를 꿈꾸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다소 의아했지만 그냥 보편적 사실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 정소위와 6개월 좀 넘게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그가 부대를 떠나야할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의 병장시절 이야기지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육사출신 소대장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앞당겨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정소위가 우리 중대에 부임한지 6개월 20여일이 지난 1983년 3월 18일.
이날 정소대장의 인생을 바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날은 금요일이었고 그 전날은 야간교육으로 야간사격술훈련을 하고 이날 오전은 정비를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학과출장 준비를 하며 휴식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마 시간은 12시 40분쯤 되었을 것입니다.
갑자기 중대본부 쪽에서 꽤 큰 폭음이 들렸습니다.
전혀 예상 밖의 폭음에 모두들 놀라서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했습니다.
나도 내무반 침상에 걸터앉아 있다가 소대 문을 열고 중대본부 쪽을 보았습니다.
이때 나는 중대본부 사무실에서 두 눈을 감싸고 나오는 정소위와 중대본부 요원들, 그리고 놀란 모습으로 2층 중대장실에서 급히 내려오는 김성대중대장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무슨 상황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후 상황이 진정되고 사건의 진상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날 사고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은 모릅니다.
다만 현장 상황과 정황증거로만 추론할 뿐입니다.
이날 오후교육은 크레모아 위력시범이었고 이를 위해 중대본부에는 크레모아 10발이 수령되어 있었습니다.
크레모아는 몸체와 전선과 격발스위치 등 세 부분으로 되어 있고 그것들은 각각 분리된 상태로 보관 또는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크레모아는 전방 살상력 반경도 크지만 후폭풍의 위력도 대단하기 때문에 격발기와 크레모아 몸체 사이는 충분한 거리를 둬야 합니다.
따라서 전선 길이가 상당히 길었으므로 전선은 틀에 감겨져 있고 그리고 그 전선 끝에는 뇌관이 연결되어 틀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설치할 때는 몸체 위쪽 뇌관 구멍에 뇌관을 꽂고, 반대쪽 전선에 격발기를 연결하여 누르면 폭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점심시간에 정소위는 혼자서 중대본부 사무실에서 수령해온 크레모어들을 살펴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크레모아를 살펴보던 정소위는 별생각 없이 격발기에 전선을 연결하고 격발기를 누른 듯 합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육사출신 소대장으로써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무튼 감겨진 전선 속에 있던 뇌관이 폭발을 하고 그 위력으로 전선이 잘려져 비산하면서 전선 속의 철심들이 그의 얼굴로 날아들었고 일부가 눈까지 들어간 것입니다.
정소위는 즉시 후송되었고 그 뒤로 내가 전역한 1983년 7월까지도 자대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눈에 박힌 철심들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계속 군생활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나는 전역했고 정소위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옛 추억 속에 묻혀서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전우회 활동을 하면서 군복무시절 2소대장이었던 분과 연락이 되면서 그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소위는 그 사고 뒤에도 군에서 계속 근무했고 준장으로 진급하여 장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병과를 군수 쪽으로 바꿔 계속 군수 병참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2009년 장군이 되었고 군수분야 주요직책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그가 예전에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미군은 군수분야를 최고로 인정한다고 했던 말처럼 그가 병과를 바꿔서 자기의 꿈을 키워 나갔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뒤 직접 연락하거나 찾아 뵙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등으로 근황을 확인했는데 2015년에 3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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