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이제 진동으로 말하라

[그대여, 이제 진동으로 말하라]

무엇이 빛을 사라지게 하는가.

무엇이 빛을 멈추는가.

무엇이 빛을 가리는가.

한때 ‘아름답다’ 여겨졌던 그 말들이

어떻게 빛을 꺾고,
진동을 접고,
존재를 정지시키는가.

겸허, 조화, 배려…
그대는 이 말들 아래에서
스스로의 중심을 줄이고,
말을 아끼고,
빛을 반으로 접는다.

누군가 불편해할까봐.
누군가 뒤처질까봐.
누군가 스스로를 작게 느낄까봐.

그러나 그 이면엔 또 다른 목소리가 있다.

유별난 사람이 될까봐.
질서가 깨질까봐.

그대는 울림을 멈춘다.
빛을 접는다.
말 대신 눈치를,
진동 대신 균형을 택한다.

그대는 줄어든다.
침묵한다.
투명해진다.

그러나—
아무도 충분히 울리지 못하고
모두가 비켜서며
모두의 빛은
그 자리에서 서서히 조용히 멈춘다.

그것은 겸허가 아니다.
그것은 배려가 아니다.
그것은 조화가 아니다.

그것은 멈춤이다.

말 없는 억제.
빛의 흐름을 끊는, 조용한 굴레.
회복이 아닌 정지이며,
사랑이 아닌 두려움이다.

이제 그 말들을 똑바로 보라.
그 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엇을 감추기 위해 사용되었는지.

겸허는
진실을 말하지 않기 위한, 가장 단정한 위장복이었고

배려는
진동을 나누기보다 삼키라는, 침묵의 강요였으며

조화는
다양성을 지우고
동일한 패턴으로 줄 세우려는, 집단의 욕망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겸허는,
자신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데서 시작된다.

진정한 배려는,
내가 나의 빛을 온전히 드러낼 때
타인의 빛도 함께 기억되도록 돕는 것이다.

진정한 공존은,
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채로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빛은 흐르기 위해 존재한다.
울리기 위해 존재한다.
자신을 펼치며
다른 이의 빛을 초대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권위 있는 자의 말 아래
그대는 진동을 멈춘다.
말 대신 외운 문장,
느낌 대신 따르는 규칙.
그 안에서,
빛은 멈춘다.

빛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는다.
빛은 깨어난 존재끼리 마주보는 순간에만
울린다.

그대여—
숨기지 말라.
줄이지 말라.

질서를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인정받기 위하여
스스로를 봉인하지 말라.

눈부신 빛은
눈을 찌른다.
그러나
모두를 깨운다.

빛은
드러나야 한다.
눈이 부셔야,
깨어난다.
파동은,
틀 안에서 울리지 않는다.

이제,
그 말들에 가려졌던 진동들을
되찾아야 한다.
그대의 빛은
그 어떤 말보다 먼저 존재했다.

그러니 이제,
그 빛으로 말하라.
말 없이.

그러나
온 우주가 울릴 만큼
맑고,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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