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기 미중 관계 개선의 숨은 이야기
Автор: 교양살롱
Загружено: 2024-10-13
Просмотров: 354
‘적의 적은 나의 친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근데 질문이에요. 왜 굳이 적의 적을 내 친구로 만들어야 하나요? 그건 바로, 내가 혼자서 적을 무찌르지 못할 때는 적의 적과 손을 잡아서라도 내가 원하는 걸 얻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20세기 그리고 냉전의 역사를 봤을 때, 미국, 소련, 중국만큼 적의 적이 적이었던 상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묘한 삼각관계 속에서, 미국은 1970년대 초반 소련의 적이었던 중국을 미국의 암묵적 친구로 만들어 데탕트라는 외교적 긴장 완화를 이뤄냈어요. 그리고 데탕트를 통해서 미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과 중국은 한동안 긴장을 완화할 수 있었죠. 그래서 오늘의 질문입니다. “데탕트는 왜 중요한가?”
이 부분은 사실 어떤 측면에서 데탕트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미국만큼은 데탕트를 통해서 전략적으로 그것도 아주 똑똑하게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었다는 걸요.
우선, 적의 적이 친구가 될 수 있던 배경부터 살펴볼게요. 1964년 소련에서 흐루쇼프가 실각한 다음, 스탈린주의를 주창하던 브레즈네프가 소련 공산당의 지도자로 들어서게 돼요. 그리고 지도자가 바뀌니, 각 나라의 공산당은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죠. 이 말은 즉, 그전에는 이 둘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고요.
근데 흥미로운 게 뭐냐면, 브레즈네프도 마오쩌둥을 별로 안 좋아했다는 거예요. 왜냐면, 마오쩌둥이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완성하는 걸 보고, 그가 소련의 말을 쉽게 들을 사람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 말은 즉, 소련과 중국 간의 관계가 더더욱 악화했다는 건데, 이걸 보고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를 열어서 참모들에게 이런 지시사항을 내려요. “중화인민공화국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오.”
이 말을 듣고, 몇몇 참모들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소련이 아니라, 중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닉슨이 괜히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에요. 왜냐면, 우선 첫 번째, 닉슨은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 미군을 베트남전에서 철수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닉슨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소련과의 관계도 개선하고 싶었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런 업적들을 통해서 닉슨은 다음에 있을 대선 때 재선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모든 걸 달성하기 위해 닉슨은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국에 은밀하게 보냈죠.
1971년 7월, 키신저는 중국에 도착해요. 왜냐면, 각국 지도자들 간의 공동성명서 초안을 준비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마침내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이 중국에 발을 디딥니다. 사실, 지금도 중국은 외교안보를 논할 때 대만 문제를 가장 먼저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양측의 협상가들은 공동성명서를 작성할 때 대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건지 고민했어요. 즉, 어떤 표현으로 이 문제를 작성할 건지 고민했다는 거죠. 외교의 꽃은 언어예요. 외교에서는 어떤 단어 그리고 표현을 쓰는지에 따라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어요. 그런 점에서, 양측은 각자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오랜 협상 끝에 이 표현을 쓰자고 합의하는데, 그것이 바로 One China 즉 하나의 중국입니다.
근데 여러분, 지금 이 시점부터는 제가 중국을 표현할 때 어떤 단어를 쓰는지 유심히 살펴보세요. One China 즉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은 1972년 2월 28일, 미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양국의 관계 개선을 기념하기 위해 공동으로 발표한 ‘상하이 코뮈니케’에 담겨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코뮈니케의 일부를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The Government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is the sole legal government of China; Taiwan is a province of China which has long been returned to the motherland. [중화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은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대만은 조국에 오래전부터 반환되어온 중국의 1개 성이다.]
The United States acknowledges that all Chinese on either side of the Taiwan Strait maintain there is but one China and that Taiwan is a part of China. [미국은 대만해협의 양측에 있는 모든 중국인들이 ‘중국은 하나(one China)’밖에 없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a part of China)’라는 주장을 인지한다.]
위에 있는 문장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입장이고, 아래에 있는 문장은 미국의 입장입니다. 먼저 중화인민공화국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중화인민공화국은 ‘하나의 중국’과 관련해서 이런 표현을 써요. “중화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은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대만은 조국에 오래전부터 반환되어온 중국의 1개 성이다.”
자, 그럼 미국의 입장도 보도록 하죠. 미국은 ‘하나의 중국’과 관련해 이런 표현을 씁니다. “미국은 대만해협의 양측에 있는 모든 중국인들이 ‘중국은 하나(one China)’밖에 없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a part of China)’라는 주장을 인지한다.”
여러분, 여러분은 미국의 문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정말이지, 저는 살면서 이렇게 전략적으로 잘 쓴 문장은 처음이었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볼게요. 미국은 그 어떤 문장에서도 중화인민공화국 즉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그저 중국인 China라는 표현만 써요.
심지어 미국이 쓴 문장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 a part of China라고 표현합니다. 그럼, 이 말은 뭐죠? 네, 미국은 중국 문제에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대만인 중화민국 Republic of China를 China의 일부로 인지하겠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대만이 중국을 대표하든, 중국대륙이 중국을 대표하든 그건 중국이 알아서 할 일이지, 미국이 관여할 건 아니라는 메시지죠.
말장난 같지만, 외교에서는 이것을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표현합니다.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이 전략적 모호성으로 닉슨은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걸 다 이뤄냈다는 거예요.
그래서 결론을 정리하자면, 미국은 적의 적을 암묵적 친구로 만들어서 언어유희라는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국익도 달성하고 데탕트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례가 대한민국 같이 외교가 중요한 나라에 큰 울림을 준다고 봐요. 왜냐면, 국가의 말 한마디가 국민의 행복 그리고 역내 평화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Доступные форматы для скачивания:
Скачать видео mp4
-
Информация по загрузке: